20년 전 설문과 결과 뒤집혀

교권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교사노동조합연맹·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단체 회원들이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숨진 서울 서이초 교사의 순직을 인정하고 관련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교사들이 올해 스트레스를 받게 했던 원인 1위로 ‘학부모의 항의·소란’을 꼽았다.

20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출연연구기관인 한국교육정책연구소는 지난 6월 18~30일 초·중·고등학교 교원 60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교직문화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소에는 2004년에도 같은 설문을 진행했는데, 20년 사이 순위가 크게 바뀌었다.

교사의 스트레스 원인에 대한 문항에서 올해 1위는 ‘학생 위반행위 및 학부모의 항의·소란’(39.8%)이었다. 반면 2004년에는 해당 문항 답변률이 11.6%로 가장 순위가 낮았다. 당시 1순위는 ‘업무 과부하’(29.7%)였다.

교직 활동 수행의 장애요인으로는 2004년 ‘과중한 잡무와 자율성 침해’(57.0%)로 가장 많았는데, 올해는 답변률이 2.6%에 그쳤다.

교직의 장점으로는 올해 조사에서 ‘직업의 안정성’(42.2%)과 ‘방학을 비롯한 시간적 여유’(21.3%)가 각각 1,2위였다. 같은 질문에 20년 전에는 ‘직업의 전문성’(41.4%)과 ‘사회적 인정과 존경’(22.3%)이 가장 많이 꼽혔다.

지난해 서울 서이초 교사 순직 사건 이후의 변화에 대해선 교원 간 유대가 생겼지만, 동시에 무력감도 늘어난 것으로도 나타났다. ‘교원 간 상호협력 및 공감대가 강화됐다’는 답변에57.3%가 그렇다고 답했다. 다만 ‘교직 내부의 상실감과 무력감이 증대됐다’는 답변도 71.5%였다.

교총은 “교직에 대한 교원들의 인식이 20년 새 극명하게 뒤바뀌었다”며 “그 변화의 근저에는 교직의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는 세태와 교원을 존중하지 않는 무분별한 교권 침해가 관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