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만 5개…평일 내내 법정行
중진들 “사법부 공격 자제해야”
“사법살인”→“정치검찰” 변화
“檢, 서초동 양아치” 등 맹비난
[헤럴드경제=박상현·양근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공직선거법 재판 1심 징역형 선고에 이어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혐의 추가 기소로 더욱 확대된 가운데, 민주당은 그간 이어온 사법부를 향한 공세를 멈추고 검찰 때리기와 특검 추진에 열을 내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 역량을 민생을 살리고 경제를 살리는 데 총집중해도 부족할 판에 정부가 정치행위도 아닌 정쟁에 몰두하고 있다”며 “국민을 위한 정치, 나라를 위한 정치는 못 하더라도 이런 권력을 남용하는 얘기는 역사가 그리고 국민이 결코 용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이날 발언은 검찰의 전날 ‘경기도 법인카드 업무상 배임’ 사건 관련 불구속 기소에 대한 비판으로도 해석된다. 이 대표는 전날 또다시 기소되면서 진행 중인 재판만 총 5개가 됐다. 1심 선고가 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과 다음 주 선고 예정인 위증교사 혐의 재판의 항소심까지 고려할 경우, 평일 내내 재판에 출석해야 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이 대표의 향후 당무는 물론 외부 일정 소화에도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민주당은 앞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1심 선고 이후 “사법살인”, “정치판결”, “서울 법대 나온 판사 맞나” 등 발언을 쏟아내며 법원에 대한 포화를 퍼부었지만, 당내 중진들을 중심으로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했다. 이후 민주당의 기조는 법원이 아닌 검찰을 때리는 것으로 선회했다.
이 대표의 징역형 선고 후 집회에서 “미친 정권의 미친 판결”이라 말했던 박찬대 원내대표는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특검을 거부하면 윤석열 정권의 몰락만 앞당겨질 뿐”이라며 ‘김건희 여사 특검’에 초점을 맞췄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도 “정치 검찰이 막가파식 정치 보복으로 법치를 훼손하고, 사법 정의와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돌팔이 주술 카르텔의 개, 정치 검찰은 칼로 찌른 상처를 면도날로 그으며 증거는 없지만 기소한다는 주문을 읊는 서초동 양아치들이 되었다”고 비난했다.
친명(친이재명)계 최대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혁신회의) 또한 ‘사법부 자극’에 대해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혁신회의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오후 3시께 이 대표 위증교사 1심 선고 재판을 앞두고 지난 13일에 이어 서울중앙지법에 무죄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히면서 “탄원 운동은 일각에서 주장하는 재판부를 압박하는 목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를 압박할 목적이었다면 처음부터 기자회견 등으로 여론의 주목을 받기 위한 노력을 하거나 판사 개개인을 압박하는 행동들을 했겠으나 우린 시작부터 끝까지 그런 일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며 “정작 재판부를 압박한 것은 선고 재판을 공개하라는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