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후 재판부에 의견 제출…檢 “유죄평결 파기는 반대”
트럼프 측 “檢, 마녀사냥 지속 불가 인정한 것”…사건파기 지속 추진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기소한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사건의 담당 검찰이 재판을 중단하고 형량 선고를 연기하는 데 동의한다는 의견을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검찰은 지난 5월 내려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유죄 평결이 파기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앨빈 브래그 검사장이 이끄는 맨해튼 지방검찰청 검사들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의견서를 1심 재판부인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의 후안 머천 판사에게 제출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과거 성관계 폭로를 막으려고 13만달러(약 1억8000만원)를 건넨 혐의와 관련해 지난 5월 맨해튼 형사법원 배심원단으로부터 34개 범죄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 평결을 받은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지난 7월 연방 대법원이 ‘대통령 재임 중 공적(公的) 행위는 퇴임 이후에도 형사 기소 면제 대상’이라고 결정함에 따라 입막음 돈 재판의 유죄 평결을 파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지난 5일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했고, 검찰은 트럼프 대선 승리 이후 상황 변화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위해 19일까지 유죄 평결 파기 요청에 대한 판단을 보류해 달라고 요청한 뒤 이날 선고 보류에 찬성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검찰은 서한에서 “미 대통령직에 대한 요구와 의무를 염두에 두고 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가 전례 없는 법적 쟁점을 야기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우리 헌법 체계에서 배심원이 수행하는 근본적인 역할을 깊이 존중한다”라고 판단 배경을 설명했다.
머천 판사는 당초 이달 26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형량 선고를 내릴 예정이었지만 지난주 검찰 요청에 따라 재판 진행을 중단한 바 있다.
머천 판사가 검찰 요청을 수용해 유죄 평결을 파기하지 않더라도 형량 선고는 트럼프 당선인의 임기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
머천 판사는 아직 검찰 의견에 따른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 측 법률팀은 유죄평결 이후 사건을 뒤집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평결 파기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항소한다는 방침이다.
백악관 공보국장에 내정된 스티븐 청 대선캠프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검찰 입장에 대해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를 압도적으로 뽑은 미국 국민의 완전하고 결정적인 승리”라고 평가했다.
이어 “맨해튼 지방검찰은 이 ‘마녀사냥’을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며 “이 무법의 사건은 중단됐고, 트럼프 대통령의 법률팀은 사건을 완전히 파기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성추문 입막음 돈 사건을 비롯해 대선 결과 뒤집기, 기밀문서 유출 건과 조지아주 검찰이 기소한 별건의 대선 결과 뒤집기 의혹 사건 등 4개 형사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가운데 재판이 진행돼 실제 유죄 평결을 받은 것은 입막음 돈 사건이 유일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그를 기소했던 잭 스미스 특별검사가 자진 사임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등 다른 3개 사건도 유야무야 끝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