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송이 CJ푸드빌 제품개발1팀 과장
뚜레쥬르 히트제품 개발 자부심
“최초·최고·차별화 위해 늘 고민
건강트렌드 맞춰 가루쌀 빵 개발”
“제품을 품평할 때 먹는 사람의 표정을 살펴봅니다. 확실히 맛있는 제품은 특별한 설명 없이도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니까요. 그래서 제품을 개발할 때 최초·최고·차별화를 담기 위해 고민합니다. ‘최초가 될 수 없다면 차별화한 최고의 제품을 만들자’라는 생각이죠.”
김송이 CJ푸드빌 베이커리 제품개발1팀 과장은 사내에서 ‘히트 상품 제조기’라 불린다. 그는 뚜레쥬르 전국 매장에 만날 수 있는 빵부터 글로벌 매장 판매 제품까지 개발하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CJ푸드빌 R&D센터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첫 번째 원칙으로 ‘맛’을 꼽았다.
김 과장은 “진부한 대답 같지만 뚜레쥬르가 빵을 연구·개발·품평·출시하기까지 긴 과정에서 지키고자 하는 것은 단연 ‘맛’”이라며 “스스로 세운 높은 기준을 넘어서야 모두가 좋아하는 제품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뚜레쥬르의 주요 히트 상품은 김 과장의 손을 거쳤다. ‘순진우유 크림빵’은 현재 미국에서 베스트셀러 빵 1위를 지키고 있다. 올해 출시한 ‘한장씩 뜯어먹는 32겹 브레드’는 품절 대란을 일으킬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작년 사내 어워즈에서는 ‘올해의 개발자상’을 받았다.
유행의 변화가 빠른 식음료(F&B) 업계에서 트렌드 파악은 필수다. 김 과장은 “세상에 있는 빵에 나만의 요소를 녹여 제품을 만든다”고 했다. 이어 “예전에는 지역별 베이커리 발품을 팔며 시장조사를 많이 했었다”면서 “최근에는 트렌드에 민감한 이들이 많은 인스타그램에서 영감을 받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뚜레쥬르의 브랜드 가치는 ‘건강한 데일리 베이커리’다. 김 과장도 이를 접목한 다양한 제품을 개발 중이다. 올해 선보인 ‘가루쌀’ 제품도 그중 하나다. 가루쌀은 쌀 품종으로 전분 구조는 밀과 유사한 새로운 식품 원료다.
제품을 선보이기까지는 6개월 정도가 소요됐다. 통상 개발 기간보다 1~2개월이 더 걸렸다. 그는 “가루쌀을 다양한 함량으로 조합하며 수많은 테스트를 거쳤다”라며 “반죽의 구조력이 무너지지 않으면서도, 가루쌀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배합을 찾기 위해 정말 미친듯이 반죽을 쳤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해동 온도부터 휴지 시간, 성형 방법, 냉각 시간, 포장 온도 등 하나부터 열까지 세심하게 조정하며 가장 맛있는 베이글을 탄생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마침내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인 베이글, 소금버터롤에 뚜레쥬르만의 기술력을 접목한 제품을 출시했다. 대표적으로 ‘기본좋은 쌀베이글’에는 뚜레쥬르의 쌀탕종과 쌀발효당 특허 기술이 적용됐다. 쌀탕종은 기존 탕종과 달리 쌀과 찹쌀가루를 호화시킨 쌀탕종을 넣어 촉촉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특징이다. 특히 쌀발효당은 막걸리, 쌀가루 등의 혼합물을 72시간 이상 발효시켜 만들어낸 천연 감미료다. 씹으면 씹을수록 쌀 특유의 은은한 단맛을 느낄 수 있다.
지난 9월 출시 이후 소비자 반응도 뜨겁다. 현재까지 약 3개월간 기본좋은 쌀베이글 3종의 판매량은 출시 전 3개월(6~8월)간 일반 베이글 3종(플레인·블루베리·월넛) 판매량 대비 2.5배 이상 높았다. 김 과장은 “런던 베이글 뮤지엄보다 맛있다”란 후기를 본적이 있다며 “최근 소비자가 열광하는 베이글을 뛰어넘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더 직관적이고 명확한 칭찬처럼 들렸다”고 회상했다.
김 과장은 “뚜레쥬르는 신선한 원료로 매일 맛있는 빵을 구워낸다”라며 “앞으로도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전문 베이커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열심히 제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원료 자체로 소구할 수 있는 건강빵 제품들을 선보인 적 있지만, 수치로 검증이 되는 ‘진짜 건강빵’을 출시해 보는 것이 목표”라며 “당뇨 환자들이 먹어도 문제없는 빵이나 아이들부터 어르신까지 남녀노소 아무런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는 건강한 빵을 만들어보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전새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