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대한제국공사관 사적지 등재 기념

빙그레
캐서린 스티븐스(왼쪽부터) 전 주한미국대사, 김미 백범김구기념관장, 김호연 빙그레 회장이 백범김구 선생의 친필 휘호가 기증된 주미대한제국공사관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김구재단 제공]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이 지난 9월 9일 미국의 국가사적지로 공식 등재됐다. 이번 등재는 한국 정부 소유 건물이 미국에서 국가사적지로 지정된 최초의 사례로, 건물의 역사적 상징성을 높이 평가받은 결과다.

18일 빙그레에 따르면 김구재단(설립자 김호연)은 역사적인 사적지 등재를 기념해 주미대한제국공사관에 백범 김구 선생의 친필 휘호 영인본을 기증했다. 휘호는 ‘한미친선평등호조(韓美親善平等互助)’으로, ‘한국과 미국이 친선하고 평등하게 서로 돕자’는 뜻이 담겼다. 김구 선생이 1949년 주한미국대사관 문정관이었던 그레고리 헨더슨에게 직접 써 준 글씨다. 당시 혼란스러운 해방정국 속에서도 평화를 열망한 그의 확고한 의지를 느낄 수 있어 사료적 가치가 크다.

이 휘호는 헨더슨이 간직해오다가 2002년 그의 부인이 백범김구기념관 개관을 기념해 원본을 기증했다. 이후 2008년, 캐서린 스티븐스 당시 주한미국대사가 휘호의 의미에 깊이 감동받아 영인본을 주한미국대사관저에 영구 게시하기도 했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현재까지도 김구재단 및 백범김구기념관과 인연을 이어오며 이번 휘호 기증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증된 휘호는 현재 주미대한제국공사관 1층 현관에 게시됐다. 휘호 제막·기증식에는 김구재단 설립자인 김호연 빙그레 회장과 백범김구선생의 손녀인 백범김구기념관 김미 관장, 스티븐스 전 주한미국대사가 참석했다.

한편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은 1889년부터 1905년까지 16년 동안 대한제국의 외교 공간으로 활용됐다. 19세기 워싱턴 D.C.의 30여 개국 재외공관 가운데 유일하게 원형이 보존된 사례로, 한미 관계의 오랜 역사를 상징하는 중요한 장소다. 국가유산청은 2012년에 공사관을 매입, 복원 작업을 거친 후 현재 역사전시관으로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