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가 졸사시즌①]“동기도 없는데 뭐하러 비싼 앨범을…우린 우정사진 찍어요”
-취업난에 휴학ㆍ졸업유예 급증
-졸업앨범 촬영자 수 감소 추세
-절반 가격 ‘스튜디오 촬영’ 대세

[헤럴드경제=신동윤ㆍ박로명 기자]캠퍼스 생활의 추억을 간직하기 위한 졸업앨범을 촬영하는 대학생들의 수가 해가 갈 수록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대신 친한 친구나 동기들끼리 모여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우정촬영’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30일 대학가에 따르면 대부분의 대학에서 매년 졸업앨범을 신청하는 학생들의 수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졸업앨범 촬영에 나선 이화여대 학생들이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박로명 기자/dodo@heraldcorp.com]

서강대의 경우 지난해 2월 앨범 신청자수는 졸업생 2276명 중 691명이었다. 하지만 올해 2월에는 500명에 그쳤다. 연세대의 경우에도 최근 3년간 앨범 신청자가 해마다 300~400명씩 감소하는 추세다. 한양대의 경우에도 지난해 2월 졸업생 3696명 중 1182명에서 올해 2월에는 933명으로 1000명대의 벽이 무너졌다.

이처럼 대학생들이 졸업앨범 촬영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이유 중엔 취업난으로 인해 졸업을 유예하는 대학생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동기들의 졸업 시점이 제각각으로 흩어지게 된 것도 있다.

졸업을 앞둔 취업준비생 박모(26) 씨는 “남자 동기들의 경우 군대로 인한 휴학 시점의 차이부터 시작해 취업 준비로 인한 휴학, 졸업유예 등이 겹치다보니 사실상 동기들과 졸업사진을 함께 찍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큰 돈을 들여가며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어색하게 사진을 찍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 졸업사진을 찍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졸업한 박윤미(24ㆍ여) 씨는 “처음엔 졸업앨범 촬영이 의무라고 생각했는데, 안찍어도 된다는 사실을 알고 졸업앨범 촬영을 곧바로 포기했다”며 “몇백장에 이르는 무거운 책 속에 나오는 한 장의 사진 때문에 많은 돈 들여 고생하며 사진을 찍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졸업앨범이 아니라도 기록을 남길 수 있는 방법은 많다”고도 했다.

비싼 가격도 졸업앨범 촬영에 참가하는 대학생들이 줄어드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졸업앨범의 가격이 최소 5만원, 평균 7~8만원 내외에 이르는데다 신부화장 수준의 메이크업과 함께 촬영을 위해 구매하는 옷까지 더하면 졸업앨범 촬영에 들어가는 비용은 50만원선을 훌쩍 넘어서기도 한다.

지난 2월 졸업했다는 송모(25ㆍ여) 씨는 “평소에 잘 입지도 않는 옷을 입고 진한 화장을 하는데 큰 돈을 들이는게 무슨 추억이 되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추억을 쌓는다기 보단 그저 과시용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도 했다.

[사진=값비싼 졸업앨범이 찬밥신세다. 대신 친한 친구나 동기들끼리 모여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우정촬영’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대학생들의 이런 가운데 졸업을 기념하기 위해 촬영에 나서는 경우에도 졸업앨범 비용의 절반, 1/3 수준이면 충분한 스냅사진 촬영 등으로 대체하는 경향이 많아지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이미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우정촬영’ 업체들이 광고를 하고 있었고, 대학생들 역시 우정촬영 결과를 자신의 블로그 등에 올린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지난 2월 졸업한 박모(25ㆍ여) 씨는 “비싸봐야 1인당 2만원 수준이면 편하게 풍선이나 꽃 등의 소품을 이용해 원하는 옷을 입고 친구들과 함께 추억을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졸업앨범 촬영에 비해 스튜디오 사진 촬영이 훨씬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들고 다닐 수 있는 크기다 보니 지갑에 넣어 다니며 수시로 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 좋다”고 덧붙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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