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목’에서 ‘성장’으로…청년기업에 베팅한 JC의 생존 실험

회원 출자·외부 투자 유치로 ‘JCI 스케일업 펀드’ 조성

투자자 세제 혜택·회원기업 성장 지원 선순환 구상

“선배 기업인의 경험과 노하우 후배들에게 전수”

이용식 한국청년회의소(JC) 청년비즈니스실장이 최근 서울 서초구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신동윤 기자
이용식 한국청년회의소(JC) 청년비즈니스실장이 최근 서울 서초구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신동윤 기자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회원들이 JC를 해야 하는 이유와 계속 남아 있어야 하는 이유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용식 한국청년회의소(JC) 청년비즈니스실장이 꺼낸 화두는 ‘남을 이유’였다. 청년 기업인들이 인맥을 쌓기 위해 모이던 시대를 넘어, 이제는 모임에서 얻는 실질적인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회원 감소란 현실에 마주친 JC의 돌파구로 이 실장이 제시한 해답은 투자와 판로, 협업을 잇는 ‘비즈니스 생태계’다.

이 실장은 최근 서울 서초구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요즘 사업자들은 모임에 참여할 이유가 뚜렷하기를 원한다”며 “회원들이 책임 있는 역할을 맡고 실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JC의 자산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이었다면, 이제는 그 연결이 투자와 거래, 협업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변화의 출발점은 올해 추진한 ‘JCI 스케일업 펀드 1호’다. JC 회원들을 비롯해 전문직 종사자 등이 자금을 출자하고 JC 회원기업 가운데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을 발굴해 투자하는 구조다. 이 실장은 “JC 내부에서 처음 시도하는 사업”이라며 “이달 말 1호 펀드 조성을 마무리하고 2호 펀드 조성에도 착수할 계획이다. 실제 자금 운용은 전문 운용사가 맡는다”고 설명했다.

출자자에게는 세제 혜택이 참여 동력이다. 벤처투자 관련 법령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할 경우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어, 특히 소득이 높은 투자자에게는 절세 측면의 매력이 있다는 게 이 실장의 설명이다. 그는 최근 전문직 종사자 등 잠재 출자자를 직접 만나 참여를 설득하고 있다.

펀드 조성의 목표 지점으로 이 실장은 선배 기업인이 후배의 가능성에 자금을 보태고, 후배가 성장해 다시 다음 세대에 돌려주는 ‘선순환’을 꼽았다. 이를 뒷받침할 육성 프로그램도 가동했다. 이 실장은 “14개팀 회원 기업이 교육받았고, 최근 개최한 기업설명회(IR) 데모데이에는 국내 주요 벤처캐피털(VC) 4곳의 관계자도 참석했다”면서 “3~4개 팀을 추려 연내 첫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 같은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적극 추진한 배경에는 이 실장 자신이 겪은 사업 경험이 깔려있다. 그는 “외식업에 몸담으며 정부 지원사업과 외부 투자 유치에 나섰고, 약 3년간 VC를 만나 IR을 준비하며 현장 지식을 쌓았다”면서 “먼저 경험한 선배가 투자 유치 방법과 사업 확장 노하우를 나눈다면, 후배들은 먼 길을 돌아가지 않고 더 앞선 출발선에서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사라졌던 JC 청년비즈니스실 조직을 올해 부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이 실장은 목소리를 높였다.

이용식 한국청년회의소(JC) 청년비즈니스실장이 최근 서울 서초구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JCI 스케일업 펀드’ 사업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신동윤 기자
이용식 한국청년회의소(JC) 청년비즈니스실장이 최근 서울 서초구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JCI 스케일업 펀드’ 사업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신동윤 기자

회원 간 연결 방식도 바꾸고 있다. 연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JC 커넥트’ 앱에는 소통 공간과 회원 간 거래, 지역 모임 기능을 담을 예정이다. 오랜 의전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신입 회원도 편하게 참여하고 사업 기회를 찾게 하겠다는 취지다.

과제는 지속성이다. JC의 주요 보직은 1년 단임제인 만큼, 차기 청년비즈니스실장도 해당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이 실장은 강조했다. 그는 “청년정책연구원과 펀드 사업의 지속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블라인드펀드 방식으로 진행한 1호 펀드와 달리 향후 진행될 2·3·4호 펀드부터는 투자 대상 기업을 먼저 선정해 출자자를 모으는 방식도 구상 중”이라고 의지를 내비쳤다.

JC 현역 회원 활동 가능 나이인 만 45세를 내년이면 넘어서는 이 실장이 남기고 싶은 것은 거창한 직함이나 일회성 성과가 아니다. 그는 “인맥이라는 JC의 오래된 자산에 투자와 성과라는 새로운 가치를 더하겠다”고 덧붙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