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환경부가 일회용품 규제를 완화하자 일회용 컵 보증금제에 참여하던 이들도 급감했다.
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이 환경부에서 받은 월별 탄소중립실천포인트 지급 내역을 보면 일회용 컵 보증금제에 참여하고 포인트를 받아 간 사람은 작년 1월 3205명(지급액 738만7400원)에서 같은 해 9월 2만4046명(1억1444만400원)까지 늘었다.
작년 10월 일회용 컵 보증금제로 탄소중립실천포인트를 받은 사람은 2만3561명(1억592만8600원)으로 전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11월이 되면 2만627명(7786만7800원)으로 감소했다.
이후 올해 4월 1만2918명(3582만4600원)까지 줄었다.
‘탄소중립실천포인트제’는 식음료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텀블러에 음료를 받는 등 친환경 활동을 하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주는 제도다.
환경부는 작년 1월부터 일회용 컵 보증금제에 참여한 사람에게 200원의 탄소중립실천포인트를 지급하고 있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는 식음료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일회용 컵에 음료를 받으려면 300원의 보증금을 내도록 하고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주는 제도다.
특히 보증금제는 애초 전국에 적용될 예정이었지만, 소상공인 부담을 이유로 재작년 12월 제주와 세종 행정복합도시에서만 제한적으로 시행됐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 참여로 탄소중립실천포인트를 받은 사람이 줄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 환경부가 일회용품 규제를 완화한 때와 시기적으로 일치한다.
환경부는 지난해 11월 식당과 카페 등에서 일회용 종이컵 사용을 금지하려는 조처를 철회하고, 카페에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과 편의점에서 비닐봉지 사용에 대해 단속을 무기한 유예하는 조처를 단행했다.
환경부가 일회용품 규제를 완화한 직후 일회용 컵 보증금제 동력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 확대 계획을 내놓지 않아 동력을 상실해가는 중에 식당과 카페에서 일회용 종이컵 사용을 허용해 보증금제에 참여할 이유가 없어진 셈이다.
실제 보증금제 컵 반환율을 보면 시행 첫 달인 11.9%에서 작년 10월 73.9%로 정점을 찍은 뒤 작년 11월 72.7% 등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해 올해 6월 44.5%까지 떨어졌다.
강득구 의원은 “캠페인성 정책은 정부 정책 의지가 꺾이면 시민 참여율이 떨어지는 만큼 정책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