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종이고지서 발송에 약 3500억원 지출

전자고지 확대 추진에도 50%에도 못 미쳐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지난해 주요 공공요금 종이고지서를 6억장 넘게 인쇄해 우편발송 하는데만 3000억원을 넘게 쓴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이 각 중앙행정기관과 광역자치단체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인쇄돼 우편으로 발송된 국세·지방세·수도요금 등 공공요금 고지서는 총 6억6909만장으로, 여기에 소요된 비용으로 3448억6000만원이 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고지서 항목은 국민이 받는 주요 10종으로 국세와 지방세, 전기요금, 수도요금, 4대 보험료, 난방요금, 징집통지, 등록금 등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이 중 비용이 가장 많이 투입된 항목은 4대 보험료 고지서였다. 2억1851만장이 인쇄돼 우편으로 발송하는데 950억2800만원이 지출됐다.

이어 전기요금 818억8000만원(1억3893만장), 지방세 553억5200만원(1억장), 국세 535억2400만원(3587만장), 댐 용수요금 313억원(2523만장), 수도요금 200억6000만원(7266만장) 등 순으로 비용이 많이 들었다.

행정안전부는 이 같은 행정비용을 줄이기 위해 전자고지 확대를 추진해 왔다.

2020년 ‘국민비서’ 서비스 구축에 나서 올해까지 5년간 148억7900만원을 투입했다. 내년 예산안에도 운영비 29억1700만원, 서비스 확대·개선 예산 7억4400만원을 책정했다.

그러나 전자고지 비율 증가세는 더딘 실정이다.

가장 비용이 많이 투입된 4대 보험료는 올해 7월말 기준 전자고지 비율이 28.9% 수준에 불과했다. 국세 전자고지 비율도 11.1%에 그쳤으며, 지방세와 수도요금의 경우 지역에 따라 전자고지 비율이 0%인 곳도 상당수였다.

한병도 의원은 “각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별로 전자고지 사업을 중구난방 추진하다보니 답보 상태에 있다”면서 “정확한 수요조사를 토대로 종이고지서 비용은 획기적으로 줄이고, 똑똑한 국민비서로 행정효율은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수천억 들여 인쇄·발송한 공공요금 종이고지서…전자고지 보급은 ‘답보’
[각 중앙행정기관 및 광역자치단체 자료. 한병도 의원실 재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