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돈 21억 빼돌린 ‘간큰’ 비서…검찰, ‘죄질 불량, 징역 8년’ 구형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노소영(63)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비서로 일하며 노 관장의 개인 자금 등 21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34)씨에게 검찰이 징역 8년을 구형했다. 노 관장 측 대리인은 이씨가 기소된 뒤 추가 피해금이 발견됐다며, 진지한 반성 의시가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검찰은 30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배성중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씨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사기), 사문서 위조 등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 "범행이 매우 중대하고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이같이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전세 보증금 6억원의 채권 양도로 피해가 일부 회복됐다고 주장하지만 6억원 중 4억원은 전세자금 대출로 지급된 것으로 2억원만 실제 변제가 가능하다"며 가로챈 금액 중 대다수는 피해가 회복될지 여부가 미지수라고 말했다.

반면 이씨 측 변호인은 "계산한 바로는 변제하기 위해 남아있는 금액이 16억∼17억원 정도"라며 "추석 전후로 나머지를 변제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피해자에게 언제든 무릎이라도 꿇고 진심으로 사죄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있고 편취금도 변제하고자 한다"며 이를 양형에 참작해달라고 했다.

이날 법정에는 노 관장 측 대리인도 출석해 발언했다.

노 관장 측 대리인은 "(이씨가) 기소된 후에 점검하는 과정에서 추가 피해금이 발견된 게 있어 조사 중인 점 등을 감안해보면 피고인에게 진지한 반성의 의사가 있는지 묻고 싶다"며 "과거 피고인이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침해하면서 어떤 일을 벌였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 점을 반영해달라고 재판부에 말했다.

한편, 검찰에 따르면 2019년 아트센터 나비에 입사한 이씨는 약 4년간 노 관장 명의로 4억3800만원 상당을 대출받고, 노 관장 명의 계좌에 입금돼 있던 예금 11억9400만원 상당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해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노 관장을 사칭하며 아트센터 직원을 속여 소송 자금 명목으로 5억원을 송금하도록 하는 등 총 21억3200만원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