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 A군 “제가 아는 학생도 피해, '실제 맞다'라는 생각”
피해 등록 학교 500개 이상, 제보·익명상담창도 운영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지인 얼굴에 음란물을 합성한 뒤 공유하는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가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가 나온 학교 현황을 표시한 '딥페이크 맵(DeepFakeMap)'까지 등장했다.
해당 지도 개발자는 중학교 3학년 남학생이다. 그는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서도 피해자가 발생해 사회에 기여하고자 마음으로 제작했다고 한다.
29일 딥페이크 맵을 보면 딥페이크 범죄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학교가 붉은 색으로 표시돼 있다. 경기 파주 문산읍부터 제주 서귀포시까지 곳곳에 붉은 색이 가득하다. 오른쪽 상단에는 전국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 등 피해 학교로 등록돼 있다. 피해 학교 정보는 제보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사이트 하단에는 제보와 익명상담 창이 떠 있다. 서울시 안심지원센터 홈페이지와도 연동돼 딥페이크 피해를 입었거나 익명 상담 신청이 필요한 경우 지역과 상관없이 상담할 수 있다. 또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한 익명 상담 서비스도 가능하다.
전날까지 사이트 누적 접속 횟수는 300만 명이 넘었다. 등록된 학교는 500개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운영자는 제보, 자료 수집을 통해 학교 목록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해당 지도를 만든 중학교 3학년 학생 코로나19 사태 당시 확진자를 알려주는 지도를 접한 뒤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피해학교 지도 사이트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중학생 A군은 JTBC '아침&(앤)' 방송에서 "저희 학교에서도 피해를 본 애들이 5명 정도 된다고 들었다. 제가 아는 학생이 피해를 당하게 되니까 '실제가 맞다'라는 생각이 들어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A군은 사이트를 2시간 만에 혼자 만들었다. 사이트 제작 후 접속자가 폭증하면서 디도스로 추정되는 공격도 있었다. A군은 "횟수로 따지면 50번 넘게 (디도스 공격이) 온 것 같은데 급격하게 갑자기 인지도가 높아졌다 보니까"라고 했다.
A군은 해당 사이트 안내문을 통해 "현재 딥페이크 범죄 사태가 제2의 N번방 사태라고 불리는 만큼 이 사건에 대해 경각심을 주고 더 많은 사람이 피해 사실을 알 수 있게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