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한 대기업 직장인이 유튜브 구독자가 늘어난 만큼 기부를 하겠다고 공약했다가 구독자가 급증해 한달 월급 이상을 기부하게 되자 구독 취소를 호소했지만, 결국 회사의 도움을 받아 기부 약속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유튜브 채널 'MZ전자'를 운영하는 최정현 LG전자 선임은 지난 7일 기부 키오스크로 본인 월급 300만원을 포함해 총 1300만원을 기부하는 영상을 올렸다.
앞서 그는 지난 7월4일 '구독자 1명당 1000원의 기부'를 공약하는 쇼츠 영상을 올린 바 있다.
그는 "제가 먼저 1만원을 기부하고 구독자 1명당 1000원씩 기부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선언했다.
그는 LG 트윈빌딩에 설치된 기부 키오스크를 소개한 뒤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홍보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 급여에서 공제된다"며 "와이프랑 상의하지 않았다. 설마 구독 누르겠냐"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영상을 올릴 당시 38명에 불과했던 채널 구독자는 한 테크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그의 기부 공약이 입소문을 타면서 구독자수가 6700명을 넘었다.
이에 따라 공약대로라면, 그는 670만원 이상을 기부해야 할 처지가 됐다.
그러자 그는 며칠 뒤 '쾌락 없는 책임'이라는 제목의 쇼츠를 통해 "아내에게 걸렸다. 구독 취소 좀 해달라"며 길바닥에 앉은 모습 등을 보여줬다.
그는 "솔직히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며 ""함부로 어그로(aggression·공격적이고 도발적인 행동)를 끌면 안된다는 것을, 인생을 배웠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기부 챌린지는 영상 게시 1주일까지만 진행하겠다"면서 올 7월10일 자정에 마감된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이후 구독자는 1만3000명을 넘어섰고, LG전자는 1000만원 이상을 기부해야 하는 최 선임의 상황을 인지해 임원 사회공헌기금 1000만원을 지원했다. 여기에 최 선임은 자신의 월급 300만원을 보태 약속한대로 1300만원의 기부 약속을 지켰다.
최 선임은 영상에서 "기부 키오스크를 소개하기 위해 올린 영상이 이렇게 큰 관심을 끌 줄 몰랐다"며 "선한 취지로 시작한 캠페인이 한 직원의 부담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회사가 도와줘서 감사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