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신소재공학과·반도체공학과 김세영 교수와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이형민 교수 연구팀이 이온 제어형 메모리 소자 기반의 아날로그 하드웨어로 인공지능 연산 성능을 극대화하고 기술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생성형 AI를 포함해 다양한 응용 분야로 인공지능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기존 디지털 하드웨어(CPU, GPU, ASIC 등)의 확장 가능성도 한계에 다다랐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 연산에 특화된 아날로그 하드웨어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아날로그 하드웨어는 외부 전압이나 전류에 따라 반도체의 저항이 바뀌고, 메모리 소자가 수직으로 교차된 크로스-포인트 어레이(Cross-point Array1) 구조를 통해 인공지능 연산을 병렬적으로 처리한다. 특정 연산과 데이터를 연속적으로 처리하는 작업을 할 때 디지털 하드웨어보다 유리하지만, 연산 학습과 추론을 위한 여러 특성을 만족하기 어려웠다.
아날로그 하드웨어 메모리 소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이온 제어형 메모리 소자(ECRAM)에 주목했다. 이 소자는 이온의 움직임과 이온의 양에 따라 전기 전도성을 조절하는데, 기존 반도체 메모리와 달리 세 개의 전극으로 구성된 3단자 구조로 데이터를 읽고 쓰는 경로가 분리되어 있어, 비교적 낮은 전력으로 동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3단자 기반의 반도체로 구성된 이온 제어형 메모리 소자를 64X64 배열로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실험 결과, 연구팀의 소자가 탑재된 하드웨어는 뛰어난 전기적 ·스위칭 특성을 보였으며, 높은 수율과 균일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높은 수율을 가진 이 하드웨어에 최첨단 아날로그 기반 학습 알고리즘인 티키타카 알고리즘을 적용해 인공지능 신경망 학습 연산 정확도를 극대화하는 데도 성공했다. 특히 하드웨어 훈련 시 ‘가중치 유지’ 특성이 학습에 미치는 영향과 이를 고려한 연구팀의 기술이 인공지능 신경망에 과부하를 주지 않는다는 사실도 확인해 기술 상용화의 가능성도 입증했다.
지금까지 아날로그 신호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이온 제어형 메모리 소자로 학계에 보고된 최대 배열은 10x10으로 각각의 소자에 다양한 특성을 탑재하고, 이를 최대 규모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큰 의의가 있다.
김세영 교수는 “신개념 메모리 소자 기술을 기반으로 한 대규모 어레이의 실현과 아날로그 특화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을 통해 기존 디지털 방식보다 훨씬 뛰어난 인공지능 연산 성능과 에너지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