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와 겨룰시 “완전히 새로운 레이스”
전날 일본 방산주 하락…달러 대비 멕시코 페소 강세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를 사퇴하면서 금융시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가능성에 베팅했던 ‘트럼프 트레이드’에 변화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TV 토론 참패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으로 시장에서는 트럼프 승리를 예상했으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설 것으로 보이자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마이클 브라운 페퍼스톤 수석 리서치전략가는 22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대선 후보 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에 따른 인지력 문제를 드러낸 후 점증한 민주당 내 사퇴 압박을 고려할 때 현 상황은 대체로 예상된 바였다면서도 “대선 레이스에 불확실성이 더해진 만큼 자산군 전반에 걸쳐 변동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소폭 상승했다”고 평가하면서 “트럼프 트레이드에 일부 되돌림이 발생하고 달러 강세는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주가 하락을 예상하면서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 및 경제 성장세, 기업 실적 등을 감안할 때 중기적으로는 이를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당장 미국은 25일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를 발표하고, 26일에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6월분이 공개된다.
데이비드 로시 퀀텀스트래티지 회장은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현 시점에서 해리스 부통령 대신 제3의 인물로 대선 후보를 선출할 경우 혼란이 더 커지고 그동안 바이든-해리스 캠프에 모인 후원금과 관련한 문제가 다수 불거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로 지명되더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 가능성은 올라가겠지만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의회 선거에서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 승리할 확률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트레이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미국의 재정 및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 자산 시장 움직임에 베팅하는 현상을 말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감세와 관세 인상 등을 내세우는 만큼 감세로 인한 재정적자 확대 시 장기물 국채 발행이 늘어나면서 장기물로 갈수록 국채 금리가 높아지는 스티프닝 가능성이 거론됐다.
찰스 마이어스 시그넘글로벌폴리시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 레이스에서 선두로 나서면서 “완전히 새로운 레이스가 됐다”며 “시장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진단했다.
이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위험하다면서 다음 달 19일 시작되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로 확정되고 부통령 후보를 지명할 경우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설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트럼프 트레이드에 대한 일부 되돌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날 미쓰비시중공업(-2.36%) 등 일본 방산주 주가가 하락했고, 달러 대비 멕시코 페소화도 강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1기와 현재는 정치·경제 상황이 다른 만큼 기계적으로 당시 상황을 근거로 투자에 나서는 행위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