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복통 등으로 병원을 찾은 20대 여성의 배에서 1㎏에 이르는 머리카락 뭉치가 발견된 사연이 전해졌다.
18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에콰도르 여성 A 씨는 최근 극심한 복통과 잦은 구토, 복부 팽만과 섭식 장애 등 증세로 병원을 찾았다.
당시 A 씨는 음식 섭취도 제대로 하지 못해 체중이 급감한 상태였다고 한다.
베르디 세바요스 발다 종합병원의 외과의들은 위 내시경 검사에 나섰다.
그리고 그 결과, A 씨의 위에 거대한 털 뭉치가 있다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의료진은 약 45분에 걸친 수술 끝에 이 이물질을 제거했다. 머리카락과 소화되지 못한 물질이 섞인 게 털 뭉치의 정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길이는 약 40㎝, 무게는 약 1㎏이었다. 부피는 위 전체를 차지할 만큼 컸다.
의료진에 따르면 A 씨는 2년 전부터 자신의 모발을 섭취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의료진은 A 씨가 '식모벽'을 앓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머리카락을 먹는 강박증을 의미한다. 이 질병은 '라푼젤 증후군'으로도 불린다. A 씨는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도 받을 예정이다.
수석 외과의 페드로 로바토는 "덩어리가 커서 밖에서 배를 만질 때도 이물감이 느껴질 정도"라며 "이 덩어리는 위 전체는 물론, 장의 일부분도 막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수술로 환자의 생명을 구했다"며 "동시에 다른 심각한 위장질병 발병도 예방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17년 9월에는 영국의 16세 소녀 B 양이 '라푼젤 증후군'으로 사망해 안타까움을 샀다.
당시 B 양 가족과 친구들에 따르면 B 양은 몇 년 전부터 자신의 머리카락을 뽑아 삼키는 버릇이 있었다.
B 양이 삼킨 머리카락은 소화계통 곳곳을 막고 있었다. 이에 위장에서 시작된 염증이 몸 전체에 퍼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