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지난 2004년 밀양에서 발생한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의 세번째 가해자 근황이 또 다른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 가해자들은 명품이나 외제차를 보유하는 등 호화생활을 하고 있지만, 피해자는 악몽 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유튜브 채널 전투토끼는 '밀양 세번째 공개 가해자 OOO(A씨) 호의호식하며 잘 살고있었네?'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채널 운영자는 "A씨는 앞서 근황이 알려진 경남의 한 수입차 전시장에서 근무했던 B씨 절친이자 오른팔"이라며 "A씨는 B씨 신상이 털리는 모습을 보고 '혹시 나도 털린 거 아닌가?' 하고 5분마다 한 번씩 본인 이름을 유튜브에 검색해 본다더라"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름 OOO, 1986년생 밀양 OO고등학교 졸업. 2010년경 창원 모 통신사 본사 직영점에 입사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A씨는 통신사 대리점이나 판매점이 아닌 본사에 있다며 관련 없는 매장에 항의 전화하는 것은 피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A씨가 아내, 딸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정말 화목한 가정이 보기 좋다. 스톤아일랜드, 발렌시아가, 버버리, 몽클레어 옷 입고 샤넬 백 들고 신형 카니발에 미니쿠퍼까지. 김해 신도시 OO아파트에 살고 있네?"라고 꼬집기도 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들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왜 서로의 주변에서 벗어나질 못하냐. 피해자는 숨어서 쥐 죽은 듯이 살고 너희는 왜 떵떵거리면서 잘살고 있냐? 세상이 반대로 돌아간다"고 분노했다.
반면, 피해자는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당시 피해자를 무료 변론하며 앞장서서 도왔던 강지원 변호사는 "피해자가 사건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악몽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건으로 신상이 노출돼 서울로 전학을 간 피해자 A양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지만 성폭행 피해로 인한 여러 합병증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폐쇄병동에 입원한 A양은 가족들이 피의자들과의 합의를 강권하는 바람에 큰 상처를 받았다. 여기에다 피의자 가족들에게는 합의서와 함께 선처를 바란다는 탄원서까지 써줘야 했다.
알코올 중독자였던 A양의 아버지는 합의금으로 5000만원을 받았지만, 이 중 1500만원은 전셋집을 마련하는데 쓰고 나머지는 친척들과 나눠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양은 단 한푼도 받지 못했다. 더욱이 A양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했고, 이 사건의 충격으로 트라우마를 겪고 일용직을 전전하면서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은 지난 2004년 1월 발생했다. 당시 울산의 한 중학교에 재학중이던 A양은 인터넷에서 알게 된 고교생 박모 군을 만나러 밀양에 갔다가 박군의 선·후배 고교생들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
박군은 A양을 유인해 쇠파이프로 내리쳐 기절 시킨 후 12명과 함께 성폭행했다. 또 그 모습을 캠코더와 휴대전화로 촬영해 협박했다. 1년 간 이어진 범행에 가담한 밀양 고교생은 무려 44명에 달했다.
하지만 가족들의 강권으로 피의자들에게 합의서와 선처를 바란다는 탄원서를 써준 결과, 이 사건에 직접적으로 개입된 가해 학생 44명 중 단 1명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게 됐다.
당시 검찰은 범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던 10명만 기소했고, 20명은 형벌이 아닌 보호처분으로 전과가 기록되지 않는 소년부에 송치했다. 또 13명에 대해서는 피해자와 합의했거나 고소장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소권이 없다며 풀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