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원점 재검토’ 의대 교수, 주 1회 휴진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의대 증원으로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 11주차에 접어들면서 의대 교수들마저 신체적·정신적 한계를 호소하며 주 1일 휴진 체제로 돌입한다. 정부는 대입 전형 일정상 내년도 의대 정원 문제를 다시 논의할 수 없다며 의료개혁 완수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의료공백 사태도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는 형국이다.
28일 정부에 따르면 지난 25일 출범한 의료개혁특별위원회는 의료인력 확충,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보상체계 공정성 제고 등 4대 의료개혁 과제를 논의하기로 하고, 최대 쟁점인 의대 정원 문제는 논의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노연홍 의료개혁특위 위원장은 25일 첫 회의 후 브리핑에서 “특위는 의료체계와 제도 개혁을 조금 더 큰 틀에서 논의하는 기구”라며 “의료인력 수급 조정 기전(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의견을 나눌 수 있지만, 구체적인 의대 정원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기구는 아니다”고 말했다.
전병왕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통제관(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도 지난 26일 중대본 브리핑에서 “정부는 의료개혁의 문제를 미래세대에 전가하지 않도록 책임감 있는 자세로 개혁은 완수하겠다”며 “의대 정원 증원 문제는 특위 산하 전문위원회에서 논의할지 여부는 향후 결정하겠다”며 선을 그었다.
전 실장은 또 의대 교수들이 요구하는 ‘의대 증원 백지화’는 대학입시 일정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4월 말이면 2025학년도 입학정원은 거의 확정될 것”이라며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논의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 의료계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통일된 안을 제시하면 언제든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의대 정원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는 의대 교수들은 환자가 정리되는 대로 사직하겠다며 당장 주 1회 휴진에 돌입한다.
20여개 의대 교수가 속한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지난 26일 총회 후 ▷외래 진료와 수술, 검사 일정 조정 ▷당직 후 24시간 휴식 보장을 위한 주 1회 휴진 ▷▷경증 환자 회송을 통한 교수 1인당 적정 환자 유지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전의비는 “정부는 여전히 근거 없는 의대 증원을 고집하며 전공의의 복귀를 막고 있다”며 “교수들의 간절한 목소리를 무시하고 정부가 의대 증원을 발표할 경우 휴진 참여 여부와 휴진 기간에 대해 다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