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무빙 끝나자 40만명이나 빠졌다”
디즈니+(플러스)의 이용자 이탈이 심각하다. 이대로 가다간 한국 시장 철수설이 고개를 들 가능성이 크다. 무빙 이후 히트 콘텐츠의 부재, 이용료 인상이 초유의 이탈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1일 애플리케이션(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3월 26일까지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 일간 활성 이용자(DAU)수를 분석한 결과, 디즈니+의 이용자 이탈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디즈니+의 월별 평균 이용자수를 보면 작년 9월 70만8000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10월 61만6000명, 11월 49만5000명, 12월 42만2000명, 올해 1월 36만4000명, 2월 39만4000명, 3월 33만8000명으로 거의 매달 줄었다.
‘무빙'의 인기로 지난 9월 70만명대를 기록했지만, 이후 계속 하락 무려 40만명 가량이나 줄어 거의 ‘반토막’이 났다.
반면 티빙은 올해 1분기 평균 이용자수 162만7000명으로 넷플릭스(283만5000명)의 뒤를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작년 평균 132만800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2%나 급증해 2위 자리를 굳히는 한편 1위 넷플릭스를 추격했다.
웨이브는 하루 평균 109만7000명이 이용해 작년과 비슷했고, 쿠팡플레이는 작년 평균에 비해 올해 이용자수가 43%나 급등했다.
국내 OTT 월 이용자 수에서 디즈니+가 꼴찌다. 디즈니+는 한국 진출 당시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꼽힐 정도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빈약한 콘텐츠, 미흡한 서비스 대처 등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컸다. 여기에 월 이용료까지 대폭 인상하면서 이용자들의 이탈이 더욱 큰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는 무빙이 대박을 터트리자, 한국에서 월 이용료 가격(월 9900원)을 4000원이나 올렸다. “무빙을 제외하면 볼게 없는데, 요금만 올린다”는 이용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실제 디지털 마케팅 플랫폼 나스미디어가 발표한 조사에서도 6개월 안에 OTT를 해지한 이용자도 디즈니+가 가장 많았다. 디즈니+ 이용자 10명 가운데 6명에 달했다. 해지 이유 1위는 ‘볼만한 콘텐츠가 없어서’였다. 다음으로 구독료가 부담돼서 해지했다는 응답이 많았다.
디즈니+는 지난해 4분기 적자를 내면서 제작 수를 줄이는 등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지만, 한국 콘텐츠에 대한 투자는 계속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디즈니+는 4월 10일 공개하는 ‘지배종’과 5월 ‘삼식이 삼촌’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하반기에는 ‘화인가 스캔들’, ‘폭군’, ‘트리거’, ‘조명가게’ 등을 공개한다. 하지만 K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성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결국 한국 시장 철수설이 고개를 들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