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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촌상권 바꾼 ‘올영’ 뷰티매장
달라진 신촌역, 올영 매장 광장역할
남성특화·넓은 매대 ‘체류형’ 눈길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앞 구 투썸플레이스 1호점 자리에 지난달 16일 올리브영 신촌중앙점이 문을 열었다. 김희량 기자

“올영에서 만나.”

신촌의 풍경이 달라졌다. 2호선 신촌역 2번 출구를 나오자마자 110평 규모의 대형 매장이 당신을 맞이한다. 지난해 12월 문을 닫은 커피프랜차이즈 ‘투썸플레이스’ 1호점의 자리에 들어선 올리브영 신촌중앙점이다.

특유의 접근성이 젊은 세대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세일 기간에는 하루평균 2000명이 몰리며 과거 방문객 대비 3배나 많은 효과를 냈다. 이렇게 과거의 ‘만남의 장소’는 새로운 ‘뷰티 성지’이자 ‘핫플레이스’로 변모했다. “신촌역 투썸에서 만나”라는 말도 자연스럽게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대학가 개강을 맞은 4일 오후, 신촌중앙점 매장에는 100여 명의 10·20세대가 가득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제현진 점장은 “알록달록 색깔들이 모인 색조 팔레트부터 스테디셀러인 마스크팩까지 인기가 많다”면서 “최근 윤기가 나는 글로시한 제품이 트렌드인 만큼 립 제품 문의도 활발하다”고 전했다.

어학연수차 스페인에서 한국으로 온 클루디아(21) 씨는 “역 앞이라 찾기가 매우 쉬웠다”면서 “틱톡에서 본 올리브영에서 한국 생활에 필요한 스킨과 제품 9만원어치를 샀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건 고객의 절반 이상이 외국인 유학생이라는 점이다. 홍콩에서 왔다는 한 대학생은 휴대폰을 보며 수분진정 패드를 집어 들었다. 7일까지 이어지는 세일 기간인 만큼 평소보다 저렴하게 제품을 구입하려는 고등학생과 한국인 재학생도 보였다.

매장픽업, 오늘드림 등 픽업매대는 공간이 모자라 바닥에 바구니를 둘 정도로 주문이 넘쳤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온라인몰에서 주문하고 가까운 매장에서 상품을 픽업하는 ‘매장픽업’ 구매도 세일 전보다 3배가량 늘었다”며 “픽업에도 유리한 길목이라 효과가 컸다”고 말했다.

실제 확인한 신촌중앙점은 공간 구성이 돋보였다. 우선 유통업계의 핵심인 매대 수를 10% 줄였다. 대신 성인 한 명이 팔을 벌릴 수 있을 정도의 널찍한 공간을 과감하게 늘렸다. 속옷, 성 관련 용품이 모인 ‘W케어’ 존과 남성 피부용 쿠션, 전용 립밥 등 일명 매너 용품을 모은 ‘맨즈케어’ 존도 다른 매장에서 보기 힘든 특화 공간이다.

인근 A부동산 관계자는 “신촌역 앞은 바로 옆 현대백화점을 찾는 중년층과 더불어 세브란스병원 이용객과 주변 유동 인구까지 잡을 수 있는 입지”라며 “매장 자체가 140m 앞으로 나와 소비자의 시간과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했다.

올리브영 인근에는 유플렉스 1층 세포라를 비롯해 미샤 플러스, 홀리카홀리카, 네이처컬렉션, 역 내 네이처리퍼블릭도 있다. 신촌중앙점이 올리브영 입장에서는 일종의 도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촌 상권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데다 수천만원 오른 월세까지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후 카페, 화장품 가게 자리를 무인사진관들이 채운 신촌에서 올리브영의 성공이 상권 회복의 마중물이 될지 관심이 모인다. 김희량 기자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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