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영하 12도… 12월 초 역대 최고기온 직후 ‘극강한파’
기상청, 오는 22일 영하 14도… 당분간 한파 계속 될 듯
[헤럴드경제=홍석희·김용재 기자] ‘시베리아급’ 한파로 전국이 꽁꽁 얼어버렸다. 지난 주 평년 대비 유달리 따뜻했던 직후에 몰아닥친 극강 한파여서 체감 기온은 더 떨어졌다. 계량기 동파 사고도 잇따랐다. 일부 시민들은 ‘기후변화’ 여파가 이번 한파의 원인이 아니냐며 ‘지구 종말’을 우려하기도 했다. 기상청은 오는 22일까지 한파가 계속될 것이라 내다봤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2도, 체감기온은 영하 16도를 기록했다. 서울 강남역 앞에서 만난 직장인 장모 씨는 “기후변화가 심각해진다더니 매년 추위가 더 강해지는 것 같다”라며 “오늘이 올해 중에 제일 추운 것 같다. 정말 추워서 살이 터질 것 같은 날씨인데 이러다 지구 종말이 오면 어떡하나”라고 했다.
또다른 직장인 이모(31) 씨는 “저번주까지만 해도 코트를 입고 다녔는데 도저히 안되겠어서 꽁꽁 싸매고 나왔다”라며 “이렇게 추운데 출근을 해야 하는 월요일이라 집에서 나오는게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대학 진학을 위해 서울로 상경한 대학생 김모 씨는 “정말 귀가 뜯어질 것 같다. 이럴 때는 서울을 떠나서 따뜻한 고향으로 가고 싶다”고 했다.
기상청이 발표한 이날 최저기온은 수도권 일동(포천) 영하 16.9도, 서울 영하 12.2도, 강원도 임남(철원) 영하 21.1도, 충북 청천(괴산) 영하 16.5도, 전북 설천봉(무주) 영하 16.5도 등이었다. 기상청은 이날 아침 기온이 전날보다 최대 3도 가량 낮아져, 올 겨울 들어 가장 낮은 최저 기온을 기록한 곳이 많았다고 밝혔다. 경기동부와 강원내륙 산지에는 한파특보가 발효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지난 15일부터 지속된 한파로 전국에서 계량기 동파 사고가 134건 발생했다고 이날 밝혔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지역별 계량기 동파 사고는 서울 114건, 경기 20건 등 모두 134건이었다. 이 중 98건이 복구 완료됐다. 한랭 질환자는 지난 16일 기준 인천 2명, 서울·경기·충북·충남 1명씩 등 총 6명이 나왔다.
이번 한파는 이번주 내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18일 낮 기온(영하 4도∼영상 4도)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영하의 기온을 보이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을 전망이다. 19일과 20일 아침에는 이날보다는 기온이 오르겠으나 20일 낮부터 다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중부지방 기준 영하 14도까지 떨어지는 한파가 다시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한파가 더 춥게 느껴지는 것은 지난주 이례적인 ‘고온 겨울’을 지낸 직후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승배 한국자연재난협회 본부장은 “그동안 12월 초에 워낙 따뜻했기 때문에 그것이 좀 이례적이었다. 왜냐하면 지난주는 12월에 나타난 기온으로는 가장 높은 1위를 기록했다. 과거에 없었던 고온이었기에 기온이 영하 12도로 떨어지니 몸으로 느끼는 추위가 더 춥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