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권주자인 안철수 후보 캠프가 당 선관위에 ‘합동연설회 출입증을 공정하게 배포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14일 열린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선 입장 비표가 당원협의회별로 배분되면서 현장은 당협위원장들의 지지를 받는 김기현 후보 지지자들로 메워졌는데, 안철수 캠프 측은 이를 ‘당협위원장의 선거운동’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당 선관위는 15일 클린경선소위원회를 열어 위반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안철수 캠프 관계자는 지난 14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제주 합동연설회 때는 일반 당원 지지자도 입장할 수 있었는데, 부산 합동연설회에서는 별도 비표가 있어야지만 입장을 가능하도록 했다”며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당 선관위에 공문을 넣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합동연설회 입장권인 비표를 후보별로 분배하는 것이 아니라 당협별로 배분했다”며 “당협위원장에게 잘 보여서 표를 받앙 하는 것인데, 당협위원장은 당규 34조에 따라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면 합동연설회가 김 후보의 세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지 않냐”며 “김 후보에게 갈수록 유리한 전당대회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날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부율경 합동연설회에선 조직세가 상대적으로 약한 안철수, 천하람, 황교안 당대표 후보 지지자들이 현장에 입장하지 못해 반발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현장에선 김 후보 연설이 끝나자 지지자 다수가 도중에 퇴장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이준석 전 대표는 현장 관계자들에게 공개 항의했지만, 공식 문제제기는 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냈다.
이 전 대표 측은 15일 본지와 통화에서 “부울경 당원이 제주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안전문제 등으로 막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법적 다툼으로 끌고 갈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안철수 캠프는 선관위에 보낸 공문에서 “지지 후보의 연설이 끝나자 청중이 퇴장해버리는 모습은 이번 전당대회가 당원 모두의 축제라는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며 “국민들의 시선에도 불공정한 전당대회로 비춰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캠프 측은 “이미 지난 컷오프에서도 당협위원장들이 특정 후보에 대한 투표 유도를 한 정황이 포착돼 불공정 경선 의혹이 커진 상태”라며 “선관위는 공정한 선거가 될 수 있도록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안철수 캠프 측은 오는 16일 광주 합동연설회까지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당 선관위 내 클린경선소위 관계자는 “15일 소위 위원들끼리 모여 이야기할 것”이라면서도 “김 후보 수도권 출정식 때처럼 당협위원장이 공개적으로 SNS에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쓰면서 비표를 배분했다면 당규 34조 위반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구체적인 정황을 파악해야 한 뒤 징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당 선관위는 지난달 김 후보 측 ‘수도권 통합 출정식’에 현역의원 28명과 원외 당협위원장 50여 명이 참석해 ‘동원 논란’이 불거지자 위원장 명의로 ‘당내 협조’ 공문을 보냈다. 신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