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높은 부채비율에 사업 확대 어려워

민관 공동부동산투자회사 활용 개정안 발의

5년간 공공주택 100만가구 공급 역부족…母리츠 재출자한 민간공공주택 급선회
3기신도시 공공주택 공급이 예정된 하남 교산지구. [연합]

임기 5년간 공공주택 100만호를 공급하겠다는 현 정부의 공급목표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여력 등을 고려할 때 100만호 공급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시장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국회를 중심으로 민간 참여를 전제로 한 공공주택 공급방안이 마련돼 주목된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공공주택사업자가 출자한 부동산투자회사(母리츠)가 재출자한 부동산투자회사(子리츠)의 주택도 공공주택으로 인정받게 된다.

1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 등 여당 의원 11명은 ‘공공주택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16일 내놨다. 이 개정안은 공공 부동산투자회사가 일정 비율 이상을 초과해 재출자한 부동산투자회사도 공공주택사업자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이 골자다.

현행법(공공주택 특별법 제4조제1항)은 국토교통부 장관이 공공주택사업자로 지정할 수 있는 대상으로 국가, 지방자치단체, 한국토지주택공사, 지방공사 등과 함께 주택도시기금 또는 이 기관 중 하나가 총지분의 전부(100%)를 출자해 설립한 부동산투자회사만 공공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법에서 규정한 공공주택사업자만으로는 공공주택 100만호 공급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 법안이 발의됐다.

개정안은 특별법 제4조제1항제7호 신설 등을 통해 공공 부동산투자회사(母리츠)를 통해 일정 비율 이상 출자된 민관 공동부동산투자회사(子리츠)도 공공주택사업자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공공주택의 공급을 촉진하려는 데에 목적이 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정부(77만6000호)보다 약 29%나 많은 공공주택을 공급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국토부는 2023년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현 정부 임기 5년간 공공분양주택 50만호, 공공임대주택 50만호 등 공공주택 10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공공주택사업자가 직접 분양하고 건설까지 하는 공공분양주택 수는 문재인 정부가 공급한 것보다 3배 넘는 물량이 계획돼 있다. 공공임대 역시 LH에서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등 방식으로 수를 늘려가고 있지만 이미 부채비율이 높아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된 LH로서는 사업을 무작정 확대하기 어려운 처지다. LH가 임대주택 1가구를 건설할 때마다 생기는 부채는 2021년 기준 평균 1억8000만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개정안처럼 민간 회사가 공공주택 건설에 참여할 경우 공공주택의 분양가나 임대료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게 점쳐진다. 또 순수한 일반민간 분양이나 민간임대주택에 비해서는 질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최근 민간과 주택도시기금이 공동으로 출자해 설립한 부동산투자회사가 진행한 ‘공공지원 민간임대 아파트’는 각종 하자 논란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국토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입주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5000여가구를 대상으로 지난 12일부터 하자 민원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법안의 통과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하다. 현재 국토위에 총 9건의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이 지난해 발의됐으나 아직 한 건도 위원회 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박자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