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적은데 운영비 연 수억원

내부서도 “비효율적·세금낭비”

메타버스 올라탄 자치단체…홍보효과는 글쎄
지방자치단체와 산하기관 등이 잇따라 ‘메타버스 열풍에 올라탔으나 그 효과에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 ‘따릉이 메타월드’ 안전교육장. [서울시 제공]

지방자치단체와 산하기관 등이 잇따라 ‘메타버스(Meta와 Universe의 합성어)’ 열풍에 올라탔으나 그 효과에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별도 애플리케이션이나 PC버전으로 제작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의 이용자 수가 적고 운영비가 연간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이르러 세금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설공단은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에 ‘따릉이 메타월드’를 만들고 홍보 중이다. 또 자치구에서는 온라인에서 전통시장을 가상현실(VR)서비스로 둘러볼 수 있게 만들고,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박람회를 연다. 인천시 서구의 경우 구청 홈페이지 홍보용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드는 중이다.

문제는 이런 ‘지자체 메타버스’의 이용자가 거의 없어 홍보 효과가 적다는 지적이다.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정부기관과 지자체의 공간이 마련됐지만, 각 공간별로 누적 방문자가 1000명도 안되는 경우가 많다.

서울혁신파크 가상공간은 지난해 11월 공개 이후 누적 방문자가 569여명에 불과하고, 서울시가 운영하는 어린이 청소년 시민발언대의 공간은 지난해 10월 오픈했으나 400여명만 이용한 상황이다. 서울시 메타버스 홍보관인 ‘따릉이 메타월드’ 역시 방문자 수는 600명 남짓이었다.

세금 낭비라는 지적도 나온다. 조달청 용역 입찰 시스템인 나라장터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정부 기관과 지자체가 50여건의 메타버스 구축 용역을 발주했고 여기에 투입된 예산은 수십억원에 이른다. 인천 서구의 가상 구청의 경우 개발 비용에만 1억6000만원이 들어갔으며 서울 동대문구의 메타버스 일자리 창출 사업에는 1억원이 들어갔다.

자치구 내에서도 ‘공공기관 메타버스’를 두고 갈등이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이 다른 플랫폼에 비해 ‘비효율적이라는 의견’과 ‘특색을 잘 살려 활용하면 된다’는 의견이 충돌 중이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시무식이나 송년회, 자치구 행사를 메타버스로 진행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지만,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차라리 ‘줌(Zoom·화상 채팅)’ 프로그램을 이용한 행사 진행이 효과적”이라고 했다.

다른 자치구 관계자는 “누적 방문자 수가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하면서 미래세대를 준비하고 있다”며 “자치구 지역 환경에 맞게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하면 좋은 수단이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용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