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자본잠식…재무개선 시급
신주인수·구주매입 모두 검토
다양한 개발자회사 시너지 기대
인수 후 P2E 시너지 노린다
[헤럴드경제=김성미·이호 기자] 모바일게임사 컴투스가 베스파에 약 500억원을 투자, 경영권까지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성사되면 ‘적자의 늪’에 빠진 베스파는 재무건전성 개선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실적 악화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베스파는 투자자 유치를 통한 자금 조달로 재무건전성을 개선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지난달 중국 전략적 투자자(SI)와의 협의가 무산된 이후 현재 컴투스와 지분투자, 경영권 매각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컴투스는 베스파에 약 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스파가 단행하는 유상증자에 참여, 신주 인수에 나서는 것뿐만 아니라 구주 인수도 병행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
베스파의 시가총액은 약 800억원, 최대주주 지분율은 40%다. 500억원이면 경영권 인수까지 가능한 액수다.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 단일 지식재산권(IP)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베스파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베스파가 다양한 개발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P2E(paly to earn)’ 등의 시너지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P2E는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번다’는 의미로, 게임이용자는 아이템을 얻어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가상자산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다.
베스파가 경영권까지 매각할 수 있다는 얘기가 시장에 알려지면서 컴투스 외 또 다른 원매자도 베스파에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베스파는 완전자본잠식 등 재무 상태 개선이 시급함에 따라 지분 일부 매각을 넘어 경영권 매각도 진지하게 검토 중인 상황이다.
베스파는 올 3분기까지 매출 388억원에 영업적자 33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5.7% 감소했으며, 적자는 141억원 불어났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수년 전부터 진행됨에 따라 2018년부터 큰 폭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재무 상태도 흔들렸다.
2018년 1065억원에 이르던 순손실은 2019년 81억원, 2020년 464억원, 올 3분기 311억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 3분기 말 기준 자본 총계는 21억원으로 줄었고, 부채 총계는 274억원까지 증가했다.
전체 매출의 90%가 넘는 ‘킹스레이드’ 매출이 줄면서 실적 악화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베스파는 2018년 1월 넥사이팅을 시작으로 하이브, 봄버스, 슈퍼콜로니, 코쿤게임즈, 플루토이드, 하이노드 등 인수로 전환점을 노렸으나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모습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베스파는 관리 종목으로 지정되는 등 상장폐지 위기를 겪고 있어 투자자 유치에 나섰다”며 “컴투스는 단일 IP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경영권 인수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딜 진행과 관련해 컴투스와 베스파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