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겨냥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미국 정부가 내년 말까지 자국의 회계기준을 준수하지 않는 외국 기업을 증시에서 퇴출하기로 했다.
CNBC 등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사진) 미국 재무부 장관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을 비롯한 외국 기업을 상대로 이 같은 규제를 하기로 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이번 조치는 뉴욕증권거래소나 나스닥에 상장된 중국 기업을 겨냥한 것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재무부 관리는 회계감사 자료를 미국 규제당국에 공개하지 않는 중국 기업을 상장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회계기준을 따르지 않아 미국 투자자들이 피해를 본다며 해결방안을 마련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미국은 회계감사와 관련해 2013년 중국과 체결한 양해각서를 토대로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중국 기업들에 회계를 더 유연하게 운용할 여지를 줬다.
미국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가 조사에 필요한 중국 기업의 회계감사 자료가 있으면 중국의 규제기관인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로부터 그 자료를 건네받도록 한 게 합의의 골자다.
중국 기업은 이를 통해 미국 자본시장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 규제당국은 CSRC가 자료 제출을 석연찮은 이유로 꺼리는 때가 많아 중국 기업의 투명성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있었다고 지적해왔다.
미국 재무부의 이번 방침은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수십년 만의 최악 수준으로 경색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