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구하려 빠른 개발 원해
재선에 해가 되진 않을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 전 코로나19 백신이 나올 수 있다고 기대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인 제럴도 리베라가 진행하는 라디오에 나와 백신이 언제 준비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연말보다 빨리, 훨씬 빠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일인) 11월3일보다 이를 수도?”라면서 “백신이 아주 곧 나올 것이다. 치료제가 아주 곧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가 백악관 보건 전문가가 제시한 그 어떤 전망보다 낙관론적이라고 전했다. 앞서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전날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적어도 한 개의 백신이 2020년 말이나 2021년 초쯤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알렉스 아자르 보건복지부 장관은 선거일 이전 백신이 나올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선 답을 피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일부 백신 후보물질이 최종 임상시험에 돌입한 것이 꼭 일반 대중에 널리 보급될 준비가 다 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모든 사람을 압박하고 있다”며 자신이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백신 개발에 2년은 걸렸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백신 개발이 재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해가 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나는 재선을 위해 (백신 개발을) 하는 것이 아니다. 많은 생명을 구하고 싶어 빨리 개발되길 원하는 것”이라고 말햇다.
하지만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재선 기대를 높이기 위해 백신 개발에 정치적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우려를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폴리티코가 모닝컨설팅과 함께 유권자 199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백신을 맞으라고 하면 맞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14%에 불과했다. 반면 파우치 소장의 조언을 따르겠다고 답한 비율은 43%에 달했으며, 심지어 대선 경쟁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20%)이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24%)의 말을 듣겠다는 응답자가 더 많았다.
민주당은 이날 백신 개발의 무분별한 ‘속도전’을 막기 위해 미 식품의약국(FDA)이 전문가 패널과 협의하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라자 크리스나무디 민주당 하원의원은 “백신을 검증하고 평가할 때 속도를 위해 품질이 희생되지 않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