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출 공식 발표 전날 주가 급등

일부 임원진에 스톡옵션 부여도

미 증권거래위, 코닥 ‘수상한 주가 급등’ 조사
코닥이 거액의 정부 대출로 제약회사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비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 주식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조사에 착수했다고 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코닥이 미국 정부 지원을 받고 제약회사로 탈바꿈하기한 과정에서 수상한 주가 움직임이 포착돼 감독당국이 조사에 들어갔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코닥이 거액의 정부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불법 거래가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 SEC의 조사가 초기 단계라고 전했다.

앞서 코닥은 지난달 28일 미 국제개발금융공사(DFC)로부터 7억6500만달러(약 9200억원)를 대출 받아 제약회사인 ‘코닥 파마수티컬즈’를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잊혀져가던 카메라 필름 제조사의 제약회사 변신 소식에 코닥 주가는 2.62달러에서 60달러까지 치솟았고 이튿날엔 다시 15달러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문제는 공식 발표 전날이다. 직전 30거래일 동안 하루 평균 23만1000주 가량 거래되던 코닥 주식은 27일 160만주 넘게 거래됐고 주가도 25%나 뛰었다.

SEC는 비공개정보가 불공정하게 이용됐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WSJ은 앞서 코닥이 정부 대출 사실을 공식 발표하기 전 뉴욕 일부 방송사에 이 소식을 알렸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해당 매체는 코닥으로부터 미리 받은 자료에 보도유예(엠바고) 표시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사는 코닥의 요청에 따라 삭제됐지만 이미 입소문이 퍼진 뒤였다.

SEC는 또 코닥 임원진에게 부여된 대규모 스톡옵션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WSJ은 코닥 임원진이 스톡옵션으로 뜻밖의 횡재를 했다면서 그 중 일부는 정부 대출이 정식 발표되기 직전인 27일 부여됐다고 지적했다.

3월 말 기준 코닥 지분 5.8%를 보유한 짐 콘티넨자 회장은 175만주의 스톡옵션을 받았다. 이를 최근 주가로 환산하면 1600만달러의 가치를 가진다고 WSJ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코닥은 콘티넨자 회장의 잠재적 이익은 실현되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 그가 주식을 판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팔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의회 차원에서 움직임도 나왔다. 민주당 소속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제이 클레이턴 SEC 회장에게 서한을 보내 내부자 거래 가능성과 발표 유출 의혹을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