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성공 이끈 업계의 리더”
기아차 회생 등 업적 인정받아
정몽구(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한국인 최초로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Automotive Hall of Fame)’에 헌액된다.
‘명예의 전당 헌액’은 1939년 설립된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이 수여하는 최고상이다.
이 상은 세계 자동차 역사에 길이 남을 성과와 업적을 바탕으로 자동차 산업과 모빌리티 발전에 중대한 역할과 기여를 한 인물에게 주는 것이다.
박물관이자 명예협회인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은 ‘명예의 전당(Hall of Fame Induction) 헌액’을 비롯해 ▷올해의 업계 리더상(Industry Leader of the Year) ▷자동차산업 공헌상(Distinguished Service Citation) ▷젊은 리더십 및 우수상(Young Leadership & Excellence Award) 부문에서 수상자를 매년 선정하고 있다. 올해부터 ▷모빌리티 혁신상(Mobility Innovator)을 추가했다.
역대 명예의 전당 헌액자는1967년 포드 창립자 헨리 포드(Henry Ford), 1969년 발명가 토마스 에디슨(Thomas Alva Edison), 1984년 벤츠 창립자 칼 벤츠(Karl Friedrich Benz), 1989년 혼다 창립자 소이치로 혼다 , 2018년 도요타 창립자 키이치로 도요타 등이 있다.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 측은 7일 “정 회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을 성공의 반열에 올린 업계의 리더”라며 “기아차의 성공적 회생, 글로벌 생산기지 확대, 고효율 사업구조 구축 등 정몽구 회장의 수많은 성과는 자동차산업의 전설적 인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며 헌액 이유를 밝혔다.
올해 시상식은 오는 7월 디트로이트에서 열린다.
정 회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영인으로, 경제와 자동차 산업의 발전을 견인했다.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극심한 위기를 겪었던 IMF 외환위기 때 기아차를 인수해 성공적으로 회생시켰고, 2010년 현대·기아자동차를 ‘글로벌 톱5’ 업체로 성장시켰다.
그의 저력은 해외로 영역을 넓히며 진가를 드러냈다. 글로벌 주요 지역에 현지 공장을 건설하며 전 세계 자동차 업체 중 유례가 없는 빠른 성장을 보였다. 명운을 건 정 회장의 도전기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과 대한민국 경제의 지형을 바꾼 전환점으로 평가받는다.
정 회장이 강조한 ‘품질경영’은 현대차의 근간을 이루는 경영철학이 됐다. 전 세계에서 고품질 모델을 생산할 수 있는 표준공장 건설 시스템을 확립했다. 기업의 경쟁력을 확충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센터 구축에도 그 정신은 고스란히 이어졌다.
혁신적인 부품 공급망(Supply Chain)을 확보해 협력업체의 성장도 촉진했다. 현대·기아차의 해외공장 건설 당시 국내 부품업체 공동 진출은 정 회장이 추진한 동반성장 의지의 결과물이다. 부품업체들의 경쟁력 확대를 통해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선순환형 생태계를 구축한 대목이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강을 생산하는 현대제철 일관제철소를 건설, 국내 소재산업의 도약도 이끌었다. 일관제철소는 그룹 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세계 최초로 자원순환형 사업구조를 갖춰 지속가능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세계 자동차 산업 최고 권위의 상을 수상하게 되어 매우 영예롭게 생각한다”며 “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물론 미래 모빌리티 발전에 더욱 기여하는 선도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회장은 혁신 리더십과 경영철학을 인정받아 2001년에는 ‘자동차 명예의 전당’이 주는 ‘자동차 산업 공헌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밖에 ▷2004년 ‘비즈니스 위크(Business Week)’ 최고 경영자상 ▷2005년 ‘오토모티브뉴스(Automotive News)’ 자동차 부문 아시아 최고 CEO ▷2009년 미국 ‘코리아 소사이어티(Korea Society)’ 밴 플리트상 ▷2012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vard Business Review)’ 세계 100대 최고 경영자상 등을 수상했다.
정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