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이명희·조현민 지지 획득

주총서 ‘주주 친화 정책’ 꺼낼 듯

‘母心’ 잡은 조원태…3자연합에 ‘반격카드’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반도건설과 KCGI 펀드의 3자연합으로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조원태 한진칼 회장이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고문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재계에 따르면 조원태 회장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3자연합을 함에 따라 어머니와 여동생이 조 전 부사장에 등을 돌렸다. 또한 최근 조 회장 측은 알려지지 않은 우호지분도 확보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조 회장은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굳히기 위해 새로운 반격 카드도 꺼낼 것으로 전망된다. 새 반격 카드으로 소액주주와 기관 투자자 등을 위한 ‘주주친화정책’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해 한진칼 주총에서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이 통과는 됐지만 반대표가 상당했다.

당시 석 대표이사는 찬성 65.46%, 반대 34.54%로 연임안이 통과됐지만 KCGI가 10.71%의 지분을 보유했던 만큼 24%에 달하는 주주들이 반대를 한 것으로 해석된다.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도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KB증권이 실시한 조 회장의 한진칼 대표이사 연임안에 대한 가상 주총결과를 보면 출석률이 81.56%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표대결로 들어가면 찬성 49.6%, 반대 50.4%에 따른 부결로 나오기도 했다. 이는 어느 누구도 유리하게 판세가 흘러가고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소액주주의 반대가 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조 회장 측은 지난해 순이익의 절반을 배당한 데 이어 올해도 고액 배당을 약속하는가 하면 최근 행보를 보면 이번에도 이와 카드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오는 3월 주총에서 1%내외 박빙의 표대결이 예상된다”면서도 “양측에서 누가 소액주주와 국민연금, 기관투자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카드를 꺼내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 회장측은 현재 그룹 경영 비전 제시과 관련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조만간 새로운 경영비전을 제시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한진칼 등기이사는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조 회장과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사장) 등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돼 있다.

한진칼 사내이사는 조양호 회장까지 3명이었지만 조양호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조원태·석태수의 각자 대표체제로 꾸려져 있다.

정관에 따르면 한진칼 등기이사는 3인 이상으로 구성해야 한다. 다만 사외이사를 3인 이상으로 하고, 이사 총수의 과반수로 구성해야 한다.

사외이사 중 1명인 이석우 법무법인 두레 변호사도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등기이사 수를 둘러싼 계산도 치열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