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수험표 받은 학생들 “실감 안나”

예비소집을 수험장 둘러보며 ‘최종 준비’

수능 D-1…수험생들 “12년 수험생활 마지막날 울컥”
13일 오전 서울 용산고등학교 고3 수험생이 수험표를 확인하는 모습. [박상현 기자/pooh@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정세희·박상현 기자]“작년까지 선배들 응원을 했었는데 제가 수능을 본다니 실감이 안나요.”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3일 수험표를 손에 쥔 학생들 얼굴엔 설렘과 긴장감이 함께 묻어났다. 이날 오전 서울 용산고등학교에서 만난 김범준(18)군은 “이과 수학은 한 문제라도 실수하면 순식간에 등급이 한 등급씩 내려가니 많이 떨린다”며 “수능이 평생까진 아니어도 한 20년 정도의 길을 정해주는 새로운 출발점이니 엄청 두근거린다”고 전했다.

긴장된 마음을 학생들은 유쾌한 장난으로 풀어냈다. 용산고 3학년 12반 교실은 수험표 배부가 시작되자마자 “누가 ‘반톡’(반 카카오톡)에 수험장 위치 사진 좀 찍어서 올려라”, “내 수험표 사진 감독관이 못 알아볼 것 같은데?” 여기저기에서 농담이 흘러나왔다. 텔레비전에서3학년 각반 담임선생님들의 응원 영상이 나오자 학생들은 박장대소를 했다.

이날 용산고에서는 고3학생들을 줄을 서 응원하는 ‘장행식’ 이 열렸다. 약 700여명의 1,2학년 후배들과 선생님들은 본관 앞부터 운동장과 주차장을 지나 교문 앞까지 줄지어서 수험생들을 맞았다. 오전 9시 30분께 수험표를 배부 받은 학생들이 교문을 빠져나오자 이를 기다리던 선생님들은 두 손을 번쩍 들어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힘내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를 바라보는 고3 학생들의 얼굴엔 반가운듯 웃음꽃이 피었다.

수능 D-1…수험생들 “12년 수험생활 마지막날 울컥”
수능시험을 하루 앞둔 13일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서울 용산고등학교 학생들.

수험표를 받은 학생들은 수능시험장을 직접 찾아 결전의 날을 준비했다. 서울 용산구 선린인터넷고등학교에서 만난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3학년 이지민(18) 양은 “작년에 어려웠던 국어가 가장 걱정이 된다”며 “그래도 수험장이 집이랑 가까워서 잘된 것 같다”고 말했다. 수능을 하루 앞둔 학생들은 길고 길었던 수험생활을 회상하며 만감이 교차하는 듯 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고등학교를 찾은 박모(18) 군은 “이날 하루를 위해 그동안 그 고생을 한 것이라 생각하면 울컥한다”며 “실수없이 잘 마무리해 원하는 학교에 꼭 들어가고 싶다”고 전했다.

수능 시험을 한번 경험한 재수생들은 더욱 긴장한 모습이었다. 재수생 백모(19) 양은 “OMR 카드 마킹할 때 실수하지 않아야 할텐데 혹시라도 손이 떨릴까봐 걱정”이라며 “오늘 집 가서는 그동안 풀었던 문제들 검토하면서 정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험장을 찾은 학부모들은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학교를 둘러봤다. 수험생 학부모 권모(57) 씨는 “정말 많이 떨린다”며 “아이가 그동안 열심히 했으니까 좋은 결과 나올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