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필수 기자]서울의 5대 문화공연시설 거점 지도가 그려졌다. 클래식 공연은 세종로, 공예는 종로구 풍문여고 부지, 영화는 충무로, 국악은 돈화문로, 대중음악은 창동으로 정해졌다. 박원순 서울시장 임기(~2018.6) 이후까지 계속될 5대 시설공사에는 총 7600억여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7일 각 언론사 문화부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문화예술이 창조경제의 핵심”이라며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또 시 개발과 상충하는 자연 및 문화재 보전과 관련해서는 각각 생태성 복원과 본모습 유지를 원칙으로 도시재생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특히 문화재의 본모습 유지 방안으로 서울 시내 곳곳을 지하로 연결해 지하보도화하는 방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클래식-세종로, 대중음악-창동, 영화-충무로 등 서울 5대 문화공연시설 거점 윤곽

세종로공원 부지에 들어설 2000석 규모의 클래식홀에는 2000억원 가량이 투입된다. 2017년 착공해 박 시장 임기 이후까지 공사가 계속된다. 이창학 서울시 문화체육관광본부장은 “재원 마련을 위해 국비도 요청하겠지만, 입지가 좋아 민자 유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풍문여고 자리에 들어설 서울공예문화박물관은 부지 4200평, 건물 3000평 규모로, 부지매입과 리모델링에 1300억원 가량이 들어간다. 박 시장은 “공예는 관심을 기울여야 할 중요한 분야”라면서 “향후 여성 취업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2017년 3월 공사에 들어가 역시 박 시장 임기 이후에 준공될 전망이다.

서울시네마테크 부지는 최근에 중구 충무로로 확정됐다. 마침 충무로가 상징적인 영화메카여서 조합이 잘 이뤄졌다. 연면적 1500평 규모로 200억원이 투입된다. 2017년 착공해 박 시장 임기 즈음에 완공 예정이다.

창덕궁 부근 돈화문로에 들어설 국악예술당은 지난해 착공해 현재 40% 가량 공사가 진행됐다. 내년 5월 개관 예정으로, 100억원 가량이 들어간다.

창동에 지어질 대중음악전문공연장은 요즘 박 시장이 삼성동 한전부지 인근 개발과 더불어 가장 신경쓰는 사업이다. 박 시장 임기 후에 공사가 시작될 장기사업이지만, 동북권 개발의 핵심이라는 생각에서다. 박 시장은 “일산에 얘기되고 있는 한류거점에 대한 전망은 부정적”이라면서 “연예기획사들도 ‘창동 한 곳에만 들어선다면 해 볼 만하다’며 투자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시는 약 4000억원 가량의 공사비를 예상하고 있다.

한편 박 시장은 풍납토성 보전과 관련해 현재의 토지보상 권역인 2ㆍ3권역에 대해 5년 내 2조원 가량의 보상액 전부를 조기집행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30%는 시 부담(세금)으로, 70%는 국가 부담(국채 및 지방채)을 통해 조달한다는 복안이다. 박 시장은 “이렇게 되면 오는 6월에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부여 유적 등과 함께 풍납토성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이같은 방침은 최근 문화재청이 토지보상 권역을 2권역으로 축소하고, 3권역에 대해선 건축높이 제한을 완화해 보상시기를 현실화하려는 방안(2ㆍ3권역을 다 보상할 경우 40년 이상이 걸린다는 게 문화재청 주장)과 충돌해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박 시장은 “곧 문화재청장도 만나고, 기획재정부에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