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탄두유도탄 탑재여부 “확인하거나 부인하지 않아”

삼엄한 경계, 수직발사관 덮개로 가려

美 핵잠 공개…“북 핵공격 감행 시 결정적 대응 능력 입증”
주한미군사령부가 19일 부산 해군작전사령부에 기항한 켄터키함(SSBN-737)을 언론에 공개했다. [국방일보 제공]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주한미군사령부가 19일 켄터키함을 공개한 자리에서 “북한이 대한민국에 대한 그 어떤 핵공격이라도 감행할 시 신속하고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미국이 유지하고 있음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아이작 테일러(대령) 주한미군 공보실장은 19일 해군작전사령부에 정박한 미 핵추진 탄도유도탄 잠수함 켄터키함(SSBN-737) 앞에서 낭독한 성명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테일러 공보실장은 “켄터키함은 미국의 핵운용 3축 가운데 가장 생존성 높은 능력을 제공한다”며 “이번 기항으로 미국은 다시한번 확장억제에 대한 공약을 확고히 했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적인 워싱턴 선언과 핵협의그룹 출범에 이어 오늘 켄터키함에 윤석열 대통령이 승함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윤 대통령 일행이 켄터키함에 탑승해 잠수함의 능력과 잠수함이 미국의 확장억제와 한미 연합방위태세에 기여하는 바를 보고받았다”고 설명했다.

美 핵잠 공개…“북 핵공격 감행 시 결정적 대응 능력 입증”
주한미군사령부가 19일 부산 해군작전사령부에 기항한 켄터키함(SSBN-737)을 언론에 공개했다. [국방일보 제공]

이날 켄터키함 공개행사는 주한미군사령부가 주관했다.

해작사 1부두에 정박 중인 켄터키함은 보안과 경비가 삼엄했다.

수면 위로 올라와 있는 함의 일부가 외부에서 관측되는 것을 막으려는 듯, 함 주변은 컨테이너 박스가 둘러싸고 있었고 개인화기와 기관총 등으로 철저한 경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기자들이 해작사에 들어올 때 이미 신원확인을 한 상태였지만 잠수함 기항지에 출입할 때 미군은 신분증과 기자의 얼굴을 대조하며 신원확인을 하고 몸과 소지품 등을 수색했다.

일부 인원은 두어 차례 출입통제 구역 밖으로 나갔다 들어오라고 하는 등 보안에 각별히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잠수함 상단에 탄도미사일이 발사되는 24개의 수직발사관 부분은 덮개로 가려 보이지 않았다.

美 핵잠 공개…“북 핵공격 감행 시 결정적 대응 능력 입증”
주한미군사령부가 19일 부산 해군작전사령부에 기항한 켄터키함(SSBN-737)을 언론에 공개했다. [국방일보 제공]

켄터키함은 선체 길이가 170m에 달하며, 최대 사정거리 1만2000㎞에 달하는 트라이던트-Ⅱ 핵탄두유도탄 20여기를 탑재할 수 있는 대형 잠수함이다.

핵탄두 한 개가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5~20배의 위력을 갖고 있어 SSBN 한척은 사실상 1개 핵보유국의 핵전력에 필적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때문에 주한미군은 켄터키함에 핵탄두유도탄을 탑재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테일러 대령은 “특정 위치에 핵무기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거나 부인하지 않는 것이 미국 정부의 정책”이라고만 언급했다.

이렇게 위력적인 전력에 대해 북한은 예민하게 반응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17일 발표한 담화에서 “지금 정세는 2017년 조성됐던 대결 수위를 훨씬 넘어서 실제적 무력충돌 가능성, 핵전쟁 발발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형편”이라며 “현재 평화와 안정을 보장할 수 있는 방도는 힘의 지위에서, 충분한 실력 행사로 그들(미국)의 강권과 전횡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급기야 19일 새벽에는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는데 사거리가 각각 550여㎞로 관측됐다.

신범철 국방부차관은 이에 대해 19일 아침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북한의 이날 미사일 발사는 "부산까지의 사거리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만큼 미국의 전략핵잠수함을 의식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으로서는 그런 방식으로 위협을 가하려고 하고 있지만 한미동맹이 견고화되고 있는 속도나 내용은 북한의 위협을 넘어선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