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전선투입 초읽기 정황
“러시아 810 해군보병여단으로 보내지고 있어”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돕기 위해 파병된 북한군이 접경지 쿠르스크에 집결한 데 이어 최전선으로 이동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화상 연설에서 "며칠 안에 북한군이 우크라이나와의 전장에 합류할 수 있다"면서 "우크라이나는 곧 유럽에서 북한 군대와 싸워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날 텔레그램에서도 러시아가 제재를 우회해 북한군을 끌어들이고 있다며 "그들의 군인들(북한군)이 지금이라도 곧 우크라이나와의 전장에 나타날 수 있다"고 알렸다.
앞서 지난 25일에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에게 보고받았다며 27∼28일 북한군 병력이 전투지역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지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와 포브스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은 이날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보로네시 고속도로에서 북한군을 태운 카마즈 트럭을 러시아 헌병이 정차시켰다며 관련 감청 자료를 텔래그램에 공개했다.
해당 오디오 파일에는 민간 번호판을 단 트럭이 전투임무 관련 서류 없이 쿠르스크로 가다 헌병에 제지당하자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러시아 군 관계자들의 대화가 담겼다.
대화에서 한 관계자는 다른 관계자에게 "그(운전사)가 이미 상황을 해결했다. 그는 북한인들의 이송을 돕고 있다"고 보고한다. 이에 다른 관계자는 "그래서 전투임무(서류)가 없는 것이군"이라고 말한다.
이 대화 내용을 영어로 번역해서 올린 에스토니아의 전쟁블로거 '워트랜슬레이티드'는 북한군이 러시아 810 해군보병여단으로 보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포브스는 해당 부대가 쿠르스크 동쪽 루스카야 코노펠카 마을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에 맞서왔다고 전했다.
장성 3명, 장교 500명을 포함한 1만2000여 명의 북한군이 러시아에 이미 주둔하고 있으며, 5개 군사기지에서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고 정보총국은 전했다. 유누스-베크 예브쿠로프 러시아 국방부 차관이 북한군 훈련 총괄 책임자로 임명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도 우크라이나와 미국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북한군 수천명이 지난 23일부터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에 도착해 28일까지 최대 5천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며 이들이 우크라이나군을 몰아내기 위한 반격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쿠르스크는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8월 6일 진입, 일부 영토를 점령하고 러시아군과 교전 중인 접경지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