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내 수익률이 이 정도야.”
의심을 하면 그래프를 보여줬다. 압도적 수익률. 하지만 이는 다 조작된 화면이다. 그러면서 거액의 상속 재산이 있다고 흘리는가 하면, 수 채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렇게 투자를 꼬드겼다. 그리고 가로 챈 금액이 무려 29억원에 이른다. 사기범의 나이는 불과 34세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양진수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34)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징역 7년 2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8년 11월∼2023년 2월 지인 등 22명에게 받은 투자금 약 29억원을 가로챈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투자 전문가를 사칭했다. 그러면서 “금과 주식에 투자만 하면 높은 수익을 보장하겠다”는 식으로 지인들의 투자를 유도했다.
투자를 망설이는 지인이 나오면, “모텔만 3채 갖고 있다”, “80억원 상당의 상가도 상속받을 예정이다”는 등으로 안심시켰다.
당연히 의심을 하는 이들도 나왔다. 그럴 땐 수익률 화면을 보여줬다. 이는 포토샵으로 조작된 수익률이었다. 그는 이를 보여주며 “이제 부자가 될 일만 남았다”고 했다.
사람들을 만날 때에도 명품 시계와 고급 외제차 등을 보여줬다. 하지만 시계는 모조품이었다. 그리고 투자금 일부는 빚을 막는 데에 유용했다.
그리고 피해자로부터 받은 투자금 대부분도 이미 해외여행, 인터넷 도박, 유흥비 등으로 탕진한 상태.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피해액 대부분을 배상하지 않았고 용서받지도 못했으므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실형을 선고했다.
검사는 형이 가볍다는 이유로, A씨는 양형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각각 항소했다.
항소심에선 “원심 판단이 피고인에 대한 여러 양형 조건을 두루 참작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에 대해 유리하거나 불리한 정상도 충분히 참작된 것으로 보이므로 원심의 형을 가볍거나 더 무겁게 변경할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다고 판단된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