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여자 배구선수 이재영(PAOK 테살로니키)의 팬덤이 김연경(흥국생명)의 아시안게임 해설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재영 공식 팬클럽 재영타임은 27일 입장을 통해 "최근 KBS는 김연경을 여자배구 해설위원으로 위촉했고 이러한 사실을 지속적으로 홍보해왔다"며 "저희 재영타임은 대한민국 배구팬으로서, 이러한 몰상식하고 파렴치한 결정에 분노의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들은 “KBS는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라며 “김연경은 직장 내 괴롭힘, 갑질 및 성희롱 등 매우 심각한 여러 의혹이 제기된 당사자로 지금까지 그에 대한 어떤 형태의 조사나 취재가 없는 현실이 개탄스러운 마당에 해명도 없이 해설위원으로 나타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KBS는 무슨 생각으로, 배짱으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저희는 도저히 이해도, 용납도 안 된다”며 “인지도가 높은 선수를 이용해 시청률만 올리면 다냐. 아무리 그 선수의 업적이 클지라도 잘못된 행위가 있었다면 철저하게 검증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영타임은 “김연경은 본인 스스로가 더는 국가대표팀에서 뛰지 않겠다고 선언은 해놓고 정작 프로 팀에서는 고액의 연봉을 받는 현역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며 “현역 선수가 얼마 전에는 대표팀 ‘어드바이저’로 이름을 올려 놓더니 이제는 본인이 손절하고 떠난 후 암흑기에 들어선 대표팀 경기를 해설하겠다고 나섰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오늘의 트럭 시위는 사회정의뿐 아니라 재영 선수의 명예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라 생각되어 비대위에서 추진하였음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재영의 팬덤 '재영타임'은 이날 서울 여의도 KBS 사옥 앞과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 일대에서 자신들의 의견을 담은 트럭 시위도 진행하고 있다.
해당 트럭에는 '우리는 김연경에게 해설이 아닌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을 먼저 요구한다' '성희롱, 직장 내 괴롭힘 의혹있는 김연경 KBS 배구해설 결사 반대' '식빵언니 김연경의 KBS 해설 반대. 온 국민이 보는 아시안게임에서 보고 싶지 않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김연경과 이재영, 이다영은 2020∼2021시즌 흥국생명에서 함께 활약했다. 그러던 중 팀 불화설과 쌍둥이의 학교 폭력 논란에 휩싸이면서 이재영과 이다영은 흥국생명에서 방출됐다.
이다영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김연경을 둘러싼 여러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이재영 또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흥국생명 시절 김연경의 괴롭힘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이다영은 ‘직장 내 성폭행 예방·대응 매뉴얼’ 이미지를 올리며 한국배구연맹(KOVO) 선수고충처리센터에 신고한 내역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김연경의 소속사인 '라이언앳'은 지난 16일 "김연경 선수에 대해 악의적으로 작성돼 배포된 보도자료 및 유튜버에 대해 강경 대응할 예정"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선처 및 합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