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남아 인기 종목들 선봬

e스포츠 사상 첫 정식 종목으로

브레이킹도 시범 종목으로 개최

브릿지·카바디·드래곤보트...별난 재미 이색 종목들
카바디 경기 모습
브릿지·카바디·드래곤보트...별난 재미 이색 종목들
드래곤보트 경기 모습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처음 열리며, 파리올림픽 정식 종목인 브레이킹도 시범 종목으로 선보인다.

특히 올해는 국내 스포츠팬들에게도 생소한 종목들의 대회가 열린다. 유러피안주짓수, 용선, 카바디, 쿠라쉬, 브릿지, 샹치(중국 장기) 등은 중국과 서남아시아 등에서 인기가 있지만 국내에서는 일반 팬들이 접하기 쉽지 않아 경기 방식 등이 생소하다.

▶브릿지=카드 놀이처럼 보이지만 중국에서는 과거 중국의 덩샤오핑 주석이 즐겼던 것으로 알려졌고, 그가 게임하는 모습이 종종 외신을 타고 전해지기도 했다. 덩샤오핑은 브릿지게임을 널리 알린 공로로 국제브릿지협회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 두뇌 스포츠 종목 대회인 세계 마인드 스포츠 게임(World Mind Sports Games)에 바둑, 체스 등과 함께 브릿지도 포함되어 있지만, 아직도 과연 이게 스포츠인지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정확한 명칭은 콘트랙트 브릿지로, 4명이 한 테이블에 둘러앉아 52장의 플레잉 카드로 펼치는 이 게임은 카드를 나누어 모양과 숫자를 조합해 경우의 수를 따지는 게임이다. 지난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채택된 브릿지는 선수들이 2대2로 나뉘어 승부를 가르는 카드 게임이다.

같은 팀 2명은 얼굴도 마주볼 수 없고 대화도 할 수 없다. 한 조가 얼마나 높은 점수의 카드를 많이 갖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여타 종목과 달리 선수들이 가진 카드 패가 승패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사진 기자들은 게임 초반 촬영을 한 뒤 경기장을 떠나야한다. 경기는 보통 2~3시간이 소요되며 고령자도 플레이를 할 수 있어 80대 선수가 출전하는 경우도 있다.

▶카바디=힌두어로 ‘숨을 참는다’는 뜻의 카바디는 일종의 술래잡기와 격투가 혼합된 방식으로, 인도가 종주국이다. 팀 인원은 12명이며, 경기는 7명 참여한다.

양 팀 각 7명이 전·후반 40분 동안 경기가 펼쳐지는 단체전 경기로, 경기 스타일로는 전통 스타일, 비치 스타일, 원형 스타일 등 3가지 형태가 있다.

경기 방식은 1명의 공격하는 선수가 있고, 방어하는 상대편 7명이 대치된 상태에서 공격자가 상대 선수를 터치하면 득점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조금 복잡하다고 생각이 들 수 있으나 경기를 보게 되면 금세 적응할 수 있다. 7명의 수비수 역시 공격 선수를 터치해 득점을 올린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기술과 체력이 요구되며, 거친 경기방식 때문에 자신을 방어하는 호신 기술이 보이기도 한다.

공격권을 가진 팀에서는 ‘침입자(raider)’라는 1명의 공격수를 상대 진영으로 보내 ‘숨을 멈춘 상태에서’ 상대 팀의 선수들을 터치하거나, 붙잡은 뒤 다시 진영으로 돌아와야 득점을 취할 수 있다. 실제로는 선수가 숨을 참을 수 없으니 끊임없이 “카바디, 카바디, 카바디”라고 외쳐줘야 하며, 의도적으로 늦게 외치면 파울이 기록된다.

▶드래곤보트=중국의 전통 축제에서 유래한 드래곤보트는 1976년 홍콩에서 드래곤보트 축제를 개최하면서부터 본격적인 근대 스포츠로 자리잡았다. 현재는 미국 영국 호주 등까지 전파됐고, 한국에서는 지난 1999년 협회가 결성됐다.

배 앞머리에 용머리 조각이 있어 용선으로 불린다. 길이 11.6m, 너비 1.12m의 배 위에 모두 22명이 탄다. 뱃머리에 북잡이(북치는 사람)와 후미에 키잡이(키잡는 사람) 한 명씩이 자리하고, 20명의 노잡이가 노를 젓는다. 북을 치는 선수가 사실상 팀의 리더로 선수들이 지치며 속도를 조절해주기도 하며 스피드가 필요할 때는 빨리 북을 치며 선수들의 힘을 끌어내는 역할도 해준다.

종주국인 중국과 필리핀이 강하지만, 한국도 카누 선수들로 구성돼 경쟁력이 있다. 관건은 선수들 간 호흡과 조직력이다.

▶브레이킹=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이 된 브레이킹은 국내에선 브레이크 댄스로 잘 알려져있다. 남자는 비보이, 여자는 비걸로 부르며, 파리 올림픽에서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브레이킹에 걸린 금메달은 남녀 개인전 1개 씩. 브레이킹은 보통 1대1 배틀로 승부를 가린다. 예선과 16강 조별 리그를 통과하면, 8강 이후엔 1대1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된다. 토너먼트에서는 DJ가 무작위로 트는 음악에 맞춰 두 선수가 1분 안에 번갈아 가며 춤을 펼치는 게 한 라운드며, 경기당 기본 두 라운드씩 진행된다.

채점 방식은 피겨스케이팅이나 리듬체조 등과 비슷하다. 큰 틀에선 신체적인 퀄리티(테크닉·다양성), 해석적인 퀄리티(수행성·음악성), 미적인 퀄리티(창의성·개인성) 등 3가지 평가 요소를 점수로 환산한 뒤 요소마다 따로 주어지는 가중치를 보태 최종점수로 부여한다.

▶크라쉬=한국의 씨름처럼 우즈베키스탄에서 오래 전부터 전해 내려온 전통 씨름이다. 크라쉬는 ‘경쟁하다’, ‘싸우다’라는 의미라고 한다.

규칙을 정비한 뒤 1998년 처음 세계 대회가 열리면서 본격적인 국제화가 이뤄졌다. 경기 시간은 남자가 4분, 여자가 3분이며, 기술을 걸어 상대를 메쳐 어깨나 대퇴부, 히프가 매트에 닿으면 득점이 된다.

또 선수가 처벌을 받으면 상대 선수가 득점을 얻은 것으로 인정된다. 득점은 찰라, 욘보쉬, 칼롤 등 3가지가 있다. 반대로 경기를 피하며 도망가는 행위, 선 자세에서 10초 이상 방어 자세만 취하는 등의 경우에는 탐백이라는 벌점을 받는다. 벌점은 탐백, 닥기,기롬 3가지가 있다.

▶샹치=샹치(象棋)는 중국의 전통장기로 한자를 읽으면 상기가 된다. 기본적으로 한국의 장기와 비슷한 말을 사용하지만 상이한 부분도 있다.

한국장기가 양쪽의 왕이 초와 한인데 반해, 샹치에서는 將(장)과 帥(수)로 표시된다. 마, 상, 차, 포, 사, 졸/병은 동일하나 양쪽 말의 한자가 약간 다르다. 상의 경우 흑색 진영은 ‘象(상)’, 붉은색 진영은 ‘相(상)’이라고 쓰여있다. 말의 모양도 한국이 8각형인데 반해 샹치는 원형이다.

움직임도 다르다. 한국의 포는 반드시 다른 말을 뛰어 넘어야 상대 말을 잡을 수 있지만, 샹치의 포는 평상시 차처럼 움직일 수 있다. 잡을 때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다른 말을 뛰어 넘어야한다. 또 장기는 둘 곳이 없을 경우 패스할 수 있지만 샹치는 허용되지 않는다.

김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