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 기자] 인도로 돌진한 차량을 나두고 사라졌다가 사고 발생 34시간 만에 자수한 30대 운전자에게 경찰이 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25일 광주 서부경찰서는 사고 차량을 적절히 조치하지 않은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입건해 조사 중인 30대 남성 A씨에게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1일 낮 12시 6분께 광주 서구 치평동 서부교육지원청 앞에서 외제 차를 운전하다 인도로 돌진했다. 이후 차량을 그대로 버려둔 채 현장을 떠났다가 사고 발생 34시간 만에 경찰에 자진 출석했다.
A씨는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였다”며 “겁이 나서 자리를 떴다”고 음주운전을 부인했다. A씨는 도주 이후 PC방과 사우나, 병원 등을 방문했다. 병원에서는 두통을 이유로 링거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경찰은 차량 등록 정보를 토대로 A씨를 찾아갔다. 하지만 A씨가 휴대전화 전원을 끈 채 귀가하지 않아 음주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 A씨는 사고 발생 34시간 만에 나타나 음주 측정이 불가능해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
경찰은 “혈중알코올 수치가 없으면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며 “교통사고 후 조처를 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도주한 혐의에 대해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