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부 구조조정 기조, ‘민주당 심장’ 흔들리나
인구 고작 만명 차이…역전현상에 경쟁력 우려
내년국비 광주 3조2397억, 대전 4조603억
10년 전 광주 2조4686억, 대전 1조8833억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3조 2397억원.
민선 8기 강기정 광주시장이 취임 후 최초로 확보한 내년 국비 예산안이다. 광주시는 보도자료를 내고 윤석열 정부들어 역대 최대 지출 구조조정 기조속에서 전년 대비 940억원을 증액했다고 호평했다. 정치지형이 바뀐 상황에서도 선전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알다시피 광주는 민주당 심장부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이 한명도 없다.
3선 국회의원, 청와대 정무수석을 거친 강 시장과 청년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마흔둘 김광진 젊은 문화경제부시장이 이룬 첫 성적표다. 언뜻보면 흠잡을 데 없어 보인다.
강 시장은 지난 2012년 민주당 예산결산위원회 간사를 하며 광주시 국고 예산을 최고치로 증액한 적이 있다. 기대감이 쏠린 이유다.
하지만 2023년 정부예산안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광주와 비슷한 규모의 지방자치단체와 예산증감율, 증감액 등을 비교하면 고개가 갸우뚱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광주는 10년전 인구와 경제구조가 비슷한 대전에 추격을 허용한 상태다.
5일 헤럴드경제가 분석한 정부예산안 주요 지자체별 현황에 따르면 2023년 정부예산 639조 가운데 광주는 3조2397억원을 확보했다. 올해 3조1457억원에 비해 940억(2.98%)가 늘어 나는데 그쳤다. 반면 광주보다 인구가 1만명 가량 많은 대전은 4조682억원을 확보, 4조 시대를 앞서 열었다. 대전은 작년 3조8644억원에 비해 2038억(5.27%)나 예산이 늘었다.
‘빛고을 광주’가 ‘과학도시 대전’에 뒤쳐지기 시작한 셈이다. 실제 내년 국비도 대전이 광주보다 8285억원이나 많다.
그렇다면 10년 전 상황은 어땠을까?
2013년 광주의 국비예산은 2조4686억으로 대전 1조8833억 보다 5853억원이 많았다. 전년대비 광주는 2조1381억원에서 3305억(15.40%), 대전은 1조7596억원에서 1237억(7%)로 파악됐다. 2012년에는 광주가 대전보다 3785억의 국비를 더 확보했다.
강산이 한번 변할 사이에 광주와 대전의 위치가 바뀐 셈이다.
광주에서 단체장을 역임한 원로정치인 A씨는 “광주시가 내년 국비 확보에 선방했고 일부 현안사업의 경우 역대급 예산을 따냈다는 자화자찬을 듣고 울화가 치밀었다” 며 “지역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도 대다수 초선이다 보니 깊이가 없고 전략적 접근방식에 취약해 이같은 일이 발생했다”고 꼬집었다.
지역경제단체 수장 B씨는 “내년 정부 예산안은 총액으로만 보면 광주가 선방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예산 증감율 보다 2% 이상 줄어든 게 현실” 이라며 “강 시장이나 김 문화경제부시장이 노력은 했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국회와의 긴밀한 협조와 중앙정부를 설득 할 수 있는 논리와 대변할 창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광주시 예산담당관실 관계자는 “대전의 경우 교부세를 국비에 반영해 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경우 일부 착시효과가 있을 수 있다” 며 “지방예산은 국회 상임위를 거쳐 12월에 최종 확정되는 만큼 예산증액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역대 최대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이라는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시 공직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고 있다” 며 “이제부터는 국회의 시간이다. 국회 시계바늘과 광주시침을 고정 시킬 것” 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