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기준금리가 1.25%인데 NIM(순이자마진)은 제로금리인 미국의 절반 수준이예요.”
지난 9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권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금리인하를 예상하긴 했지만 예상보다 빨랐기 때문이다. 금리인하로 수익의 80~90%를 차지하는 예대마진의 추가 감소가 불가피해 그 당혹감은 더 컸다.
저금리 장기화로 은행의 수익성은 매년 곤두박질 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국내 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1.55%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2012년 2.10%였던 NIM은 2013년 이후 꾸준히 감소해 지난해 말에는 1.58%까지 하락했다.이는 우리나라보다 기준금리가 낮은 미국, 유럽 등에 비해 절반에 불과한 수치다.
국내 은행들의 NIM은 기준금리가 더 낮은 선진국 은행권보다 왜 더 작을까.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국내 주요 은행들의 NIM은 1.4~1.5%다. 이는 당시 기준금리가 연 0.5%인 영국(1.4~1.9%)과 유사한 수준이다. 당시 국내 기준금리는 2%였다. 기준금리가 ‘제로’(0)에 가까운 미국(2.9~3.2%)에 비해선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은행권 안팎에선 과도한 경쟁을 낮은 NIM의 우선적인 이유로 꼽는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기 둔화로 자금 수요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우량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은행간 대출 경쟁이 격화되면서 대출금리가 하락한 게 낮은 NIM의 원인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은행들이 성장 중심의 경영을 하면서 출혈경쟁에 열을 올린 것도 화근이었다. 우량고객을 빼앗아 오려면 대출 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은행장의 불안정한 지배구조도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임기가 짧아 단기성과에 집중할수 밖에 없고 그렇다보니 덩치경쟁, 출혈경쟁에 나설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만기가 긴 대출에 더 높은 금리를 받지 않는 관행이 굳어져 있다는 점도 은행의 NIM 하락에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은행은 통상 5년 만기와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같다. 반면 미국은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0년 만기 금리와 약 0.8~1%포인트 차이가 난다. 이론적으로 돈을 오래 빌려주면 더 많은 위험 프리미엄을 금리에 반영해야 하지만 국내에선 기간에 대한 위험 프리미엄이 거의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암암리에 계속되는 금융당국의 은행 경영 개입도 결과적으로 NIM하락을 야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와 서민 가계부채 분담 등을 요구하며 은행의 가산금리 인하를 압박해 왔다.
또 기술금융, 안심전환대출 등 정부가 내놓은 정책금융상품에 대한 압박이 크고 기준금리가 내리면 대출금리를 무조건 낮춰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도 부담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해외진출은 NIM을 높일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됐다.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은 이미 레드오션이 된 국내에서 출혈 경쟁을 하기보다 해외에 진출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현지 은행의 NIM은 3~4%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 밖에 비이자 수익을 늘리는 것도 수익성 회복의 방안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은행들이 수수료 인상에 나선 것도 비이자수익 확대의 일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