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비박 갈등’ vs ‘당 혁신’ 분수령
새누리당의 총선 참패 원인을 진단한 ‘국민백서’가 이르면 7월 중순 발간된다. 8월 9일 새누리당 전당대회 직전이다. 총선 참패 후에도 당쇄신 작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백서발간이 친ㆍ비박간 갈등과 당 혁신의 분수령이 될지 당 안팎에서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전당대회의 ‘뇌관’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벌써부터 친ㆍ비박계간 신경전도 벌어진다.
4ㆍ13총선 두달을 넘긴 14일까지 새누리당은 제대로 된 패인 진단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총선 참패의 명확한 원인 분석 후 혁신 대책을 강구하라는 비박계(非박근혜계)의 거센 주장과 이를 무마하고 당권 장악에 들어가려는 친박계(親박근혜계)의 의도가 맞부딪치고 있기 때문이다.
쟁점은 총선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김무성 전 대표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 최경환 의원 등 당 지도급 인사들의 책임 범위와 내용을 따지는 것이다. 그 결과에 따라 향후 당권ㆍ대권경쟁에 본인이 직접 뛰어들거나 중책을 맡게 될 인사들의 보폭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백서발간을 책임지고 있는 하윤희 새누리당 기획조정국장은 14일 본지 통화에서 “현재 출판사에 맡겨 전문집필진이 이르면 7월 중순 발간을 목표로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목은 ‘국민백서’(가칭)다. 하 국장은 “당 내부에서 썼을 경우 누가 수긍을 하고 내용에 승복하겠느냐”라며 “집필진도 외부인으로 구성했고, 로데이터(조사 자료 원본)와 최종 원고를 비교ㆍ대조해 왜곡이 없는지를 따지는 감수도 외부인사에 맡겨 최대한 객관성을 확보하려 했다”고 했다. 백서에는 학계와 언론계의 진단도 담기지만, 가장 주목되는 것은 새누리당이 크게 패배했던 수도권과 부산ㆍ경남지역(PK)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생생한 심층 집단 인터뷰다. 전문여론조사기관에 의해 수도권에서 4그룹, PK에서 2그룹을 뽑았다. 공천파동을 생생하게 경험ㆍ목격했던 경선탈락자들과 당 사무처직원의 인터뷰도 실린다.
총선참패 원인 분석과 백서 내용의 조속한 공개를 요구하고 있는 것은 비박계다. 혁신비대위원인 비박계 김영우 의원은 백서의 출간 전에라도 하루 속히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박계 핵심인 정병국 의원도 복당과 혁신을 논하기 위해선 총선 참패 원인 분석과 책임자 규명이 선결돼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반면 친박계에선 총선 참패 원인을 다시 규명하자면 당의 화합 분위기가 깨질 수 있다며 반대하는 기류다.
이같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백서’가 별 소용이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혁신비대위 자체가 2개월 시한부인데다가 백서도 전당대회 직전에나 출간돼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이유다. 또 살생부파동과 옥새파동, 막말파문 등 공천과정 전반에 대한 당 차원의 진상조사가 빠진 여론조사 수준의 백서로는 총선참패 원인 및 책임자 규명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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