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현지 출판사 사람들과 사흘동안 얼굴을 맞대고 깊은 대화를 할 수 있었던 게 좋았어요. 중국은 아동물만 관심이 있는 줄 알았는데 자기계발서, 가벼운 인문서도 찾는다는 걸 확인한 기회가 됐습니다.”

지난 5월24~27일 중국 장시(강서성)에서 열린 ‘찾아가는 중국도서전’에서 의외의 성과를 올린 1인출판사인 나무발전소 김명숙 대표는 국내 출판시장 보다 중국에서 좋은 성과를 얻은 데 크게 고무됐다. 콘텐츠만 좋으면 해외에도 판로가 있다는 걸 확인한 것이다.

▶작은출판사의 힘 ‘개성’= 나무발전소는 자기계발서 ‘운을 부르는 말과 행동 50’, ‘하루 5분 부자수업’, ‘하루 5분 인생수업’를 장시인민출판사와 5700 달러 선인세에 출판의향서를 체결했다. 또한,‘카페에서 책읽기 1, 2’,‘영화 속 오컬트 X파일’은 5700달러에 백화주문예출판사와 출판의향서를 작성, 총 1만1400 달러의 계약 실적을 올렸다.

해외 도서전에 1인출판사가 단독으로 나가는 건 꿈도 꾸기 어려운 현실에서 한국출판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찾아가는 도서전’이 작은 출판사들에게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경쟁력 있는 좋은 책을 만들면 해외 마케팅의 시스템을 갖추지 않아도 수출에 별 어려움이 없게 된 것이다.

37개 출판사가 참여한 이번 중국 장시 도서전에선, 이밖에도 생각하는 책방이 ‘어린이 인문학여행’을, 출판사 무지개는 ‘과학의 힘’(10권), ‘특별한 과학자 20인’, 거인은 ‘나만의 세계일주’, 에스앤아이팩토리의 ‘14세소년 극장에 가다’ 등의 판권을 수출했다. 이 도서전에서 출판사들이 체결한 수출계약은 총 176만 7300만달러(20억6067만원)상당으로 이 중 상당수가 5인 이하 작은 출판사들이다.

이 가운데 차이나하우스는 산둥화보사의 100만 위안(약 15만 달러) ‘차이나리뷰’ 합작 투자 건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오늘 24일 중국실무진이 방한할 예정으로 저작권수출 위주의 출판시장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6월8일부터 이틀간 열린 태국도서전에서도 작은 출판사들이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

지역출판사인 산지니는 모노그룹 등 6,7개 출판사로부터 3만불 상당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거인은 스카이북을 통해 4만불, 페이퍼로드는 프라이드포잇에 2만달러 상당의 수출계약을 맺었다.

이밖에 전자책출판사인 자연사연구소(25만달러), 뷰아이디어(10만달러), 엠스토리허브(8만달러) 등도

기술과 콘텐츠로 호응을 얻었다.

태국도서전에서 출판사들은 120여건 총 390만달러(45억 7000만원)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저작권 수출 넘어 합작까지, 출판 활로=‘찾아가는 도서전’은 K-Book의 해외시장 수출 확대와 국내 출판사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도서 수출 상담 및 계약에 집중한 도서전. 10여명의 통역가가 출판사를 전담, 지원하기 때문에 별 어려움없이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 이들은 주로 한국 주요 대학 석ㆍ박사 과정에 유학중인 학생들로 한국에 거주하면서 한국 출판사와 사전에 교감을 갖고 참가사의 도서와 위탁도서의 내용을 미리 숙지하기때문에 이해와 소통면에서 탁월함을 보이고 있다.

특히 찾아가는 도서전은 기존의 도서전이 전시장 행사에 머무는데 반해 현지 출판인들와의 식사, 세미나 등 만남의 자리가 다양한 형태로 제공되는 게 다르다. 이를 통해 상호 관심사와 정보를 나누고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태국도서전에 참가한 키즈엠 문하영 차장은 “해외 진출을 처음 시도하는 출판사들에게 찾아가는 도서전은 그 첫걸음이자 향후 중요한 교두보가 될 것 같다. 도서뿐 아니라 출판사 홍보까지 한꺼번에 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이 기회를 발판으로 삼아 태국 출판사와의 장기적인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구축하려 한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정부는 올 7월 중국 충칭, 9월 장쑤성 난징뿐만 아니라 11월 대만 타이베이에서도 개최되며 향후 중남미, 중동 등 유망 권역으로 K-Book 진출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국출판산업진흥원 김환희 차장은 “1인출판사의 경우 좋은 콘텐츠를 10종 이상 보유하고 있으면 상담하는데 유리하다”며, “학습서와 창업, 비즈니스 자기계발서, 건강 헬스 실용서 외에 최근에는 문학 쪽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