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위반 조사 거부 논란으로 대립각을 세웠던 LG유플러스와 정부가 결국 담당 공무원의 ‘대기 발령’이라는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고 말았다.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난 정부의 대처 방식이나 LG유플러스의 태도 모두 국민들의 눈높이에 한참 모자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담당 과장은 권 부회장과의 사적인 만남으로 생각해 자리에 나간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맨 꼴이 되고 말았다. 이번 사안에 대처하는 방통위의 ‘엄포’에 무게가 실리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방통위는 구설수에 오른 담당 과장에게 지난 7일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동시에 징계성 조치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조사 업무에서 배제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내부에서는 방통위가 잘못한 게 뭐냐는 불만섞인 목소리도 들린다.

방통위는 LG유플러스의 조사거부 건에도 애매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당초 LG유플러스의 행태를 ‘공권력에 대한 도전’으로 강경 비판하며 징계를 검토하기도 했으나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실제로 내부회의에서 유플러스의 조사거부 건을 추후 협의하는 것으로 결론을 미뤘다.

엄중한 사안에 칼을 빼들지 못하는 방통위의 태도에, 통신사와의 관계 등을 의식한 ‘눈치보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방통위의 태도 뿐 아니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의 처신도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이 시기에 기업 대표가 과장급 공무원을 만난 것은 여러가지 오해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권 부회장의 의욕 넘치는 ‘현장 행보’는 판매점의 고충을 직접 듣고, 고객들의 불편에 귀 기울이는 데 쏟아야 한다. 과도한 의욕은 화를 부르기 때문이다.

이혜미 산업섹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