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8일 캐나다가 미국산 차세대 스텔스 통합타격기(JSF) F-35 도입 계획을 철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온라인 군사 전문매체 밀리터리닷컴 등 외신에 따르면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이끄는 캐나다 정부는 F-35 스텔스기 도입을 철회하고 미국 보잉사의 최신형 F/A-18E 슈퍼호닛 전투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캐나다는 애초 오는 2020년대 후반까지 65대의 F-35를 도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트뤼도 총리는 지난해 총선 과정에서 이 계획을 철회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캐나다 언론 내셔널포스트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가 F-35 도입 계획과 관련 결심을 했으며 노후화된 80대 규모의 자국 CF-18 전투기 대체 기종으로 잠정적으로 슈퍼호닛 구매를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는 노후된 CF-18 전투기 전력으로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나 미국과 공동 운영하는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에 대한 기여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F-35 도입 등 전투기 현대화 계획을 추진해왔다. 캐나다 정부는 이를 위해 약 4억달러(460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김수한의 리썰웨펀] 캐나다가 F-35 도입계획 철회한 배경

캐나다 정부가 F-35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미국의 F-35 수출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현재 F-35 구매를 결정해 인도받은 나라는 호주, 네덜란드, 노르웨이, 영국, 미국, 이탈리아 등 6개국이다. 여기에 올해 일본과 이스라엘이 각각 F-35 1호기를 인도받을 예정이다. 한국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10대식 총 40대를 받을 에정이다. 이를 위해 우리 정부가 지불할 비용은 약 7조3000억원에 달한다.

향후 수년 내 F-35를 인도받거나 받을 예정인 나라는 총 9개국인 셈이다. 캐나다는 F-35 수입국 대열에서 빠지게 된다.

군사 전문매체 밀리터리타임스는 이번 캐나다의 결정으로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이 10년 이상 연기된 셈이라고 전망했다.

캐나다 정부가 F-35 도입 의사를 철회하고 슈퍼호닛 도입을 검토하면서 미국 방위산업체인 록히드마틴은 반발하고, 보잉은 환영하고 있다.

보잉은 캐나다가 F-35 대신 슈퍼호닛을 도입하면 적어도 17억달러(1조9700억원)의 예산 절감이 가능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군사무기 전문가들은 캐나다 정부가 비용 등의 문제로 차세대 전투기로 꼽히는 5세대 전투기(F-35) 도입계획을 철회하고 4.5세대 수준의 전투기 역량을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래형 전투기로 불리는 5세대 전투기는 스텔스 기능이 가장 핵심적 기능으로 꼽힌다.

초음속으로 비행하며 적 레이더망에 걸리지 않은 채 적 핵심군사시설을 무력화시키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의 존재는 미래전의 승패를 가른다.

5세대 스텔스 전투기는 스텔스 외에 미사일 등 최신 공격무기도 모두 전투기 내부에 감춰 레이더망에 걸릴 확률을 최소화한다.

또한 전투기 비행의 모든 장비가 운용 면에서 하나의 조종 시스템에 통합되는 것도 5세대 전투기의 특징이다.

현재 우리 공군이 운용하는 F-15K는 4.5세대 수준의 최신 전투기로 꼽힌다. 캐나다 공군이 앞으로 도입할 것으로 전망되는 슈퍼호닛 역시 4.5세대급으로 분류된다.

4.5세대 전투기는 전투 장비의 시스템 통합이 완벽하지 않고, 스텔스 기능 면에서 제한적 역량을 보이며, 공격무기 무장도 전투기 본체의 외관에 장착하게 된다.

캐나다의 F-35 도입 가능성을 낙관하던 미 정부 역시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미국 정부는 미국 방위산업체가 해외에 무기를 수출할 때 미 정부 승인을 미리 받도록 하는 FMS(대외군사판매)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정부와 미 방산업체가 유기적으로 결합돼 추진하던 천문학적 규모의 해외 무기수출 사업이 캐나다에서 좌초 위기에 처한 가운데 F-35 도입을 앞두고 있는 우리 공군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