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갈등 부를 시 제명 등 강한 제재”…비대위 인선은 ‘고뇌’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총선 참패 후 내홍을 거듭하던 새누리당이 새 국면을 맞이하는 모양새다. 20대 국회 임기 시작과 동시에 원내대표단 회의를 열고 ‘민생국회’를 향한 의지를 다졌다. 정진석 원내대표 취임 후 사실상 처음으로 열린 정례 회의다. 지난 26일 김희옥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위원장으로 내정한 뒤 일말의 ‘여유’가 생긴 셈이다.

그러나 속내는 아직 복잡하다. 친박(親박근혜) 성향이 강한 김 내정자의 배경과 비대위원 인선의 향방, 비대위 권한 강화 방안에 대한 이견 등 논란의 여지가 도처에 널려 있다. 원내대표단 회의 직후 열린 의원총회가 그 단초다. 이날 의총은 20대 국회 임기 시작을 축하하며 큰 불화 없이 진행됐지만, 새 비대위원 인선을 둘러싼 볼멘소리가 일부 터져 나오며 갈등을 암시했다.

정 원내대표는 30일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표단 회의를 열고 “20대 국회는 총선에서 드러난 민의를 받들어 대화와 타협, 상생과 협치로 ‘일하는 국회’, ‘생산적인 국회’가 돼야만 한다”며 “새누리당이 오늘 당론으로 발의하는 청년기본법, 규제개혁법, 규제프리존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노동개혁 4법 등의 처리에 야당이 초당적으로 협력해 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침묵 혹은 “당 쇄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원론적 발언으로 일관하던 정 원내대표가 일선에 나서 민생법안 처리를 촉구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김희옥 비대위’ 출범을 자신하고 있으며, 향후 자신은 당무에 집중할 것이라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실제 정 원내대표는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혁신비대위 설치와 비대위원장 외부 수혈 등은 중진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결론이 난 사안”이라며 “의총에서 별다른 (절차상) 문제제기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한 바 있다. 다수의 비박(非박근혜)계 의원들도 이날 의총에 대해 “혼란 수습을 더 늦출 수 없다. 김 내정자 및 혁신비대위 안을 중심으로 총의를 모으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문제는 김영우ㆍ김세연ㆍ이혜훈 의원 등 ‘1차 비대위원 내정자’들의 반발이다. 친박계는 김 내정자가 비박계 중심의 1차 인선안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친박계 정우택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 출연해 “기존에 천거된 비대위원은 바뀔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내ㆍ외부 인물을 혼합해 비대위를 구성하는 데 찬성하는 생각들이 많다”고 말했다.

“혁신위원회와 비대위가 공존하는 ‘투트랙’ 혁신안을 ‘원트랙’ 체제로 바꾼 이유는 비박계를 비대위에서 배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가운데, 비박계가 김 내정자의 인선안에 반발하고 나선다면 내홍이 더욱 격화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김 내정자는 이날 의총 모두발언에서 “정략ㆍ정파적 이익을 위한 파당은 건전한 정당 활동을 해치고 국민의 지지를 떠나게 한다”며 “이런 계파 활동으로 갈등과 분열을 부르고, 분당이나 특정인의 탈당을 주장하는 형상 또는 구성원이 있다면 윤리위원회의 공식적인 정차를 통해 제명 등 강한 제재를 할 것. 대승적인 결의를 해달라”고 강한 계파 청산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그는 비대위원 인선에 대해서는 “숫자상 위원장을 빼고 절반 정도를 외부위원으로 할 것”이라며 “그 외에는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 현재 따로 만나고 있는 인물도 없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