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정부의 용역을 받아 딜로이트 안진 회계법인이 마련한 ‘해외자원개발 추진체계 개편방안’은 해외자원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전문성을 높이고 민간의 참여를 확대함으로써 정부의 투자손실을 최소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외자원개발 부실로 막대한 국민 세금이 공중분해됐지만, 에너지에 대한 해외의존도가 96%에 달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는 포기할 수 없는 국가적 과제다.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도 안정적인 해외자원개발은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등 공기업을 중심으로 양적 확대에 치중함으로써 부실이 커지고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이런 방식에서 과감히 탈피해 자원개발의 역량을 확보하고, 민간투자를 활성화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보고서는 공공부문의 경우 물량 위주 사업에 치중해 질적 성장을 소홀히 한 측면이 있으며, 부채비율 증가로 신규 투자여력이 소진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포트폴리오의 불균형과 폐쇄적인 의사결정으로 비효율성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반면 민간은 경기침체와 정부의 지원약화로 투자가 감소했으며, 핵심인력과 기술의 부족으로 탐사역량도 약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민간의 투자가 위축되다보니 현장 중심의 고급 전문인력의 양성도 미흡해 전반적인 자원개발 경쟁력이 약화된 상태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석유와 가스 등 광물자원 개발산업과 관련한 정부의 역할과 범위를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자원개발을 위한 전문기업을 육성함으로써 공기업 중심의 자원개발 한계를 극복하고 민간의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광물자원의 경우 수요기업 중심으로 자원을 개발하고 국가가 지원하는 형태를 제안했다. 자원개발의 시장화로 해석된다.
구체적으로 석유와 가스 자원개발 개편방안으로 ▷석유 자원개발 기능의 민간 이관 방안 ▷석유 자원개발 전문회사 설립 방안 ▷석유공사의 자원개발 기능을 가스공사로 이관하는 방안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통합 등 네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광물자원개발 개편방안으로는 ▷광물자원공사 산하에 관련 전문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안 ▷광물자원 개발사업에 대한 민간 참여방안 등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민간참여 방안은 실질적으로 민간 수요기업이 광물자원 개발을 주도하는 방식이다.
글로벌 메이저 기업에 대항할 수 있도록 국내 자원개발 경쟁력을 확보하고, 정부의 투자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주된 내용으로 해석된다. 특히 해외자원 개발사업에 민간 수요기업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공기업 자산인수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 주도로 진행돼 왔던 해외자원개발을 민간에 이양함으로써 효율성과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보고서의 핵심인 셈이다. 이를 통해 해외자원개발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시장의 수요에 대응함은 물론 민간의 역량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민간의 수요기업 중심으로 자원개발이 진행될 경우 당장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장점이 있지만, 공기업이 수행해왔던 국가전략적 해외자원개발은 뒤로 밀릴 가능성도 있다. 관련 공기업의 자산매각을 둘러싼 논란도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자원개발의 국가전략적 기능과 민간의 효율성 및 수익성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가 공청회 등의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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