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 방침을 고수한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끝내 5ㆍ18 기념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합창 방침을 고수한 데에 따른 유족의 강한 반발 때문이다. 박 보훈처장은 ‘5ㆍ18 불청객’으로 오명을 쓰게 됐다.
18일 오전 광주 5ㆍ18 기념묘지에선 공식 기념식 행사 전부터 유족들의 거센 반발이 일었다. 객석에 있는 박 보훈처장 자리를 두고서다. 유족들은 “여기 앉기만 해보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일부 유족은 좌석에 부착돼 있던 박 보훈처장의 명찰을 제거하기도 했다. 이들은 “손님도 손님 나름”이라며 “차라리 우리가 앉겠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박 보훈처장은 기념식을 앞두고 참석을 시도했으나 끝까지 유족들의 거부에 부딪혔다. 결국 행사가 끝날 때까지도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했다.
박 보훈처장은 기자들과 만나 “(참석을 막은 건)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합창 방침 결정이 청와대와 보훈처 중 누구 결정한 것인지 묻자 “결정권이란 건 국민에게 들어서 결정하는 것이다. 둘 다 결정권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답을 회피했다. 이어 “유공자, 보훈단체에서 반대하는 노래를 국가보훈처가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가보훈처는 이번 5ㆍ18 기념식에서도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 방침을 고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론분열이 생기지 않은 좋은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지시했으나 국가보훈처는 기존 방침을 고수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야권에선 “박 보훈처장의 항명”이라고 비판한 상태다. 보훈처 측은 “참석자의 자율의사를 존중하는 게 논란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를 두고 야권은 물론 새누리당 역시 유감을 표명하며 재고를 요청하는 등 여야를 막론하고 국가보훈처의 결정에 반발했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항명으로 보수 영웅이 되고 싶은 것 같다”고 박 보훈처장을 비판하기도 했다.
야권은 20대 국회가 개원하는대로 박 보훈처장 해임결의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광주=김상수·박병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