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9월 총파업 예고
금융당국이 산업은행 등 금융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에 속도를 내면서 금융권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금융공기업 다음 차례로 시중은행 등 일반 금융회사에서도 성과연봉제 추진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노동조합이 이에 반발해 대규모 시위와 총파업에 나서기로 하면서 향후 금융 노사가 적잖은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과의 연대를 통해 제20대 국회에서 주요 현안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성과연봉제 도입 저지를 위해 다음 달 18일 여의도에서 금융ㆍ공공노동자대회를 개최하고 9월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19일 열리는 기자회견에서는 9월 총파업까지 투쟁 수위를 높여가기 위한 구체적 계획을 공개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금융노조는 야당과 손잡고 정치 쟁점화에 나서고 있다.
금융노조는 지난 11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간담회를 갖고 조만간 성과연봉제 강요행위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관련 증거 수집에 힘을 모으고 있다. 산은 등 금융공기업에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처럼 이사회를 통한 성과연봉제 도입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처럼 금융노조가 성과연봉제에 강력 반발하는 주요 원인은 개별 직원의 ‘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공정한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당국이 도입을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직원들의 실적 압박만 가중시키고 결국에는 저성과자 퇴출 수단으로 변질될 것이란 우려가 많다. 직원 간 경쟁이 심화돼 조직 분위기를 헤칠 공산도 크다는 것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금융권 특성상 생산직처럼 성과를 평가하기 위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얻을 수 없다”면서 “상사 비위를 맞추거나 줄을 잘 서는 데만 혈안이 돼 조직 문화만 어지럽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성과연봉제가 과도한 영업 경쟁을 부추겨 서비스의 질을 저하시키고 불완전판매 등 금융소비자의 피해만 양산할 것이란 비판도 제기된다. 불완전판매에 따른 벌금이나 보상이 빈발하고 고객 민원이 증가하면 회사 입장에도 결코 이득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한 시중은행 노조 관계자는 “실적만 갖고 평가가 이뤄지는 구조에서는 직원들이 리스크를 무시하고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면서 “고객은 물론 은행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노조는 우리보다 앞서 성과주의를 도입한 해외에서도 이런 부작용 때문에 성과주의를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추세라고 말한다.
성과주의 문화가 강한 영국에서는 로이드 은행이 지난 2010∼2012년 공격적인 성과 인센티브제를 도입했다가 부실판매로 70만명의 고객이 피해를 입은 책임을 지고 벌금 2800만파운드, 손해배상 1억파운드를 물어야 했다. 영국 은행들이 2000년 이후 불완전판매에 따른 벌금 등으로 지불한 비용은 385억파운드(약 68조원)에 달한다. 은행을 믿는다는 소비자가 7%에 불과할 정도로 은행권 전체에 대한 신뢰도 추락한 상황이다.
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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