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주사와 마라톤 협상 결론못내 “용선료 인하 데드라인 20일 불변” 금융당국·채권단은 고강도 압박
현대상선의 용선료 인하를 위한 채권단과 4개 컨테이너 선주사와의 18일 협상이 결론을 내지 못한 가운데,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한 목소리로 “용선료 인하 협상을 위한 당초의 데드라인(20일)에 변화는 없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금융당국은 당초 시한으로 못박은 이날까지 용선주들의 전향적인 결정이 없을 경우 현대상선에 대해 법정관리를 신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채권단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들은 당초 정한 용선료협상 데드라인인 20일까지 용선료 협상이 완료돼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선주들 측에서 전향적인 자세로 협상을 하자고 먼저 요청을 해온다면 이에 응하겠지만 이쪽에서 다시 용선료 협상을 하자고 먼저 다가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용선료 협상이 안되면 법정관리를 신청한다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에 대한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법원에서는 회생이나 인수ㆍ합병(M&A)보다는 청산으로 처리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현재 현대상선의 경우 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낮은 상황이라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청산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렇게 되면 채권자들이나 선주들 모두 막대한 손해를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고 설명했다.
정부 및 채권단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은 크게 두가지 이유. 일단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는 컨테이너 선주에 대한 압박 차원이다. 현대상선이 용선료 협상에 실패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할 경우 기업의 청산가치보다 기업가치가 낮아 결국 청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있다.
해운업황에 최악인 상황에서 이 참에서 국적선사를 통합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는 상황인식도 깔려있다. 특히 한진해운이 이미 재편된 국제 해운동맹에 안착한 상황인 만큼 해운동맹 가입이 불투명한 현대상선을 살리기 위해 굳이 매달릴 이유가 없다는 계산이다.
이번에 현대상선 및 채권단이 선주들과 협상에서 끌려다니게 된 것은 용선료 인하 목표나 협상 기일, 개별 선주들과의 협상 진행상황 등 모든 ‘패’를 먼저 다 보여준 탓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구조조정을 할 경우 얼굴만 보여줘도 상대방이 우리 사정을 짐작해 대응하기 때문에 최대한 감추라는 말이 있는데 이번 협상에선 이 같은 원칙이 무시됐다”며 “사실상 상대방과 포커를 치면서 우리의 패를 다 보여주고 치는 상황과 비슷하게 흘러갔다”고 말했다.
정부에서 구조조정에 나섰다는 것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려 하면서 패를 다 공개해 협상에서 끌려다니게 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경제개혁연대 김상조 소장(한성대 교수)은 “처음부터 ‘우리 경제가 안 좋으니 용선료를 깍아달라’는 식의 협상이 성공할 것으로 예측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협상과정에서도 관련된 정보 중에는 투명성 확보를 위해 공개할 것과 기밀 유지를 위해 비공개로 해야 할 것이 있는데 처음단계에서는 너무 불투명하게 유지하고, 반대로 나중에는 너무 많은 것을 공개하는 등 협상의 기본 정도를 벗어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재현ㆍ조민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