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에 이름올린 비상장사 부호 9人 권혁빈·김정주회장 온라인 게임으로 성공 박현주회장은 뮤추얼펀드 도입 금융거물로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최근 발표한 ‘2016년 세계 억만장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한국인은 모두 31명이다.

포브스는 10억달러(약 1조1700억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억만장자 순위를 매기기 위해 개인이 갖고있는 상장(비상장 포함) 회사의 주식 가치를 비롯해 현금, 부동산과 요트, 미술품 등의 가치도 평가한다.

국내 억만장자의 경우에는 주로 주식의 가치를 인정받아 부호 반열에 오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증권거래소에서 주식이 거래되지 않는 비상장 회사의 지분을 대거 보유한 부자가 상당수다.

한국인 부호 31명 가운데 비상장사의 부(富)를 통해 억만장자 순위에 오른 비상장사 부호는 9명이다. 비상장사는 정보가 쉽게 공개되지 않고 가족기업으로 운영이 가능해 편법 증여·상속의 수단으로 악용되기 쉽다.

공교롭게도 순위에 오른 비상장사 부호 중에는 자수성가형이다. 비상장사 억만장자 9명 가운데 스스로의 힘으로 성공한 이는 6명으로 약 67%의 비율이다. 반면, 국내 상장사 억만장자 22명 가운데 자수성가형 부호는 4명으로 약 18%에 불과하다.

권혁빈(42) 스마일게이트그룹 회장은 국내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부호다. 온라인 총싸움게임(FPS)인 ‘크로스 파이어’(Crossfire)를 만들어 빌리어네어로 등극한 권 회장의 자산은 포브스 집계 기준 37억(4조2700억원) 달러다.

그의 비상장 주식은 어느 정도일까? 헤럴드경제 슈퍼리치팀이 파악한 결과, 권 회장은 스마일게이트그룹의 지주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다. 비상장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자본총계를 기준으로 집계한 권혁빈 회장의 지분평가액은 6628억원 정도다.

‘투자의 귀재’ 김정주(48) NXC(넥슨의 지주사) 회장도 눈에 띄는 자수성가형 비상장 부호다. 그는 포브스 기준 23억 달러(2조5500억원)의 자산으로 국내 9번째 억만장자에 해당된다. 김 회장은 비상장사 NXC 지분 48.5%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본총계를 기준으로 평가한 지분가치는 1조7335억원이다. 온라인게임 업계의 대표주자 김정주 회장은 1994년 넥슨을 창업해 1996년 세계 최초의 그래픽 MMORPG(다중접속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를 내놓고, 2004년 출시한 ‘크레이지레이싱 카트라이더’ 등의 성공으로 부를 축적했다.

국내 10번째 부호는 이중근(75) 부영그룹 회장으로 자산은 22억 달러로 평가된다. 임대주택 전문건설업체로 성장한 부영그룹은 모든 계열사가 비상장사다. 이중근 회장은 비상장사 부영(93.79%), 동광주택산업(91.52%), 대화도시가스(95%), 부영대부파이낸스(87.5%)의 지분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다. 남양개발, 남광건설산업, 부강주택관리의 경우에는 100% 지분을 갖고 있다. 42.28%의 지분을 가진 광명토건을 포함해 이 회장이 지분을 가진 8개 비상장사의 지분평가액은 총 2조5567억원에 달한다.

한국시장에 처음으로 뮤추얼펀드를 도입해 주식시장에 간접투자 열풍을 만든 박현주(57) 미래에셋 회장은 21억 달러의 자산으로 국내 12번째 부호에 올라 있다. 박현주 회장은 비상장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60.19%)ㆍ미래에셋컨설팅(48.6%)ㆍ미래에셋캐피탈(48.69%)의 지분을 통해 미래에셋그룹을 쥐고 있다. 자본총계를 기준으로 집계한 비상장사 3곳의 박 회장 지분평가액은 총 1조2937억원에 이른다.박 회장은 특히 자신이 최대주주인 미래에셋캐피탈을 통해 주요 계열사인 미래에셋증권(38.02%)과 미래에셋생명(19.01%)까지 지배하고 있다.

지난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서정진(58) 셀트리온그룹 회장과 2000년 회장직에 오른 신창재(63) 교보생명 회장의 자산은 각각 19억 달러로 평가된다.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로 대박을 친 서정진 회장은 비상장사인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98.86%와 셀트리온 지에스씨 71.01%, 셀트리온헬스케어 53.84%를 보유하고 있다. 자본총계를 기준으로 집계한 비상장 주식자산은 총 7639억원이다.

서 회장은 지난해 대표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셀트리온의 대표 오너다. 그는 코스닥상장사 셀트리온의 최대주주(19.48%)인 셀트리온 홀딩스 지분 98.86%를 보유하고 있다.

신창재 회장은 비상장사인 교보생명 주식만 33.78% 보유하고 있으며, 주식지분 가치는 2조5545억원으로 평가된다.

신 회장은 서울대 의대 교수를 지내다 아버지 고(故) 신용호 교보생명 창업자의 권유로 교보생명 부회장으로 경영에 참여해, 2000년 5월 교보생명 회장에 취임한 이후 지금까지 대표이사 회장직을 맡고 있다.

김남정(43) 동원그룹 부회장은 포브스가 집계한 한국 억만장자 대열에 올해 새롭게 합류했다. 김 부회장의 자산은 15억 달러로 국내 19번째 부자다. 김 부회장은 상장사 동원F&B의 최대주주(71.25%)인 비상장사 동원엔터프라이즈 지분 67.98%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아버지 김재철(81) 동원그룹 회장 지분(24.5%)보다 더 많은 것이다.

자본총계를 기준으로 집계한 김남정 부회장의 동원엔터프라이즈 지분평가액은 9215억원이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동원F&B 외에도 상장사 동원산업(71.25%), 상장사 동원시스템즈(84.93%), 코리아화암, 동원와인플러스, 동원CNS, 동원냉장 등 6개 자회사를 지배하고 있다. 6개 자회사 밑에는 총 22개의 손자회사, 10개의 증손회사가 있다.

김남정 부회장의 자산 평가에는 해외 자회사도 포함됐다. 포브스는 “동원그룹의 미국 피츠버그 기반 자회사 스타키스트(Starkist)가 알래스카의 실버베이시푸드(Silver Bay Seafoods)의 지분 8%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육사업에서 시작해 상조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 장평순(65) 교원그룹 회장의 자산은 13억 달러로 국내 부호순위 21위다. 장 회장은 비상장사 교원을 통해 교원L&C를 지배하고 있다. 교원의 주주는 장평순(75.68%) 외 3명으로 구성돼 있지만 사실상 본인과 친인척이 100%를 쥐고 있다. 자본총계 기준 장 회장이 보유한 교원 주식가치는 6001억원이다.장 회장은 또 비상장사 교원구몬을 통해 교원인베스트 100%를 지배하고 있다. 교원구몬의 주주는 장평순과 그 특수관계자가 100%를 보유하는 구조다. 교원그룹은 국내 최초의 진도형 학습지 구몬수학을 출시, 2009년 학습지 업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한 바 있다.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로 유명한 SPC그룹의 오너 허영인(66) 회장은 12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SPC그룹 중 유일한 상장사인 삼립식품의 최대주주는 파리크라상(40.66%)이다. 파리크라상은 SPC그룹의 지주회사로 허 회장 및 오너일가가 100%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허 회장의 파리크라상 지분은 63.5%로, 자본총계를 기준으로 집계한 주식가치는 3628억원이다.

파리크라상은 삼립식품 외에도 샤니(9.8%), 성일화학(70%) 등의 지분을 갖고 있고, SPC캐피탈과 밀다원, SPL, SPC네트웍스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고 허창성 삼립식품 창업주의 차남 허영인 회장은 1983년 계열사 샤니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2002년 삼립식품을 인수했다. 이어 2004년 삼립식품과 샤니, 파리크라상, 비알코리아 등을 묶은 SPC그룹을 출범시켰다.

천예선ㆍ민상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