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정부가 올해 공공기관과 광역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하는 공사 대금의 절반인 16조원 가량을 하청업체에 직접 지급한다. 건설업계에서 개선되지 않고 있는 불공정거래 중 하나인 하도급대금 미지급ㆍ체불 문제를 사전에 근절하기 위해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7일 광역지자체 17곳과 공공기관 20곳이 합동으로 공공 발주 공사에 대한 ‘하도급대금 직불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하도급 직불제는 발주자가 원청업체를 거치지 않고 하도급업체에 임금ㆍ장비ㆍ자재ㆍ공사대금을 직접 지급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직불제가 시행되면 발주자가 대금을 지급했지만 원청업체가 제때 주지 않아 하청업체가 어려움을 겪는 문제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올 한 해 동안 하도급업체에 직불되는 공공 공사대금은 15조9469억원이다. 공공부문 전체 발주(34조2485억원)의 47% 규모다.
공공부문 발주는 전체 발주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상당한 규모다. 광역지자체들은 올해 예상 발주 규모 6조7500억원 중 79%를 하청업체에 직접 주기로 했다. 토지주택공사(LH), 수자원공사, 도로공사 등 공공기관도 예상 발주 규모 27조4900억원 중 39%를 직불하게 된다.
지자체는 조달청이 운영하는 시스템인 ‘하도급지킴이’를 통해 대금을 직접 줄 예정이다. 서울시는 ‘대금e바로’라는 시스템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발주자가 공사 대금을 제휴 금융기관의 지정계좌에 입금하면 원도급 대금과 하도급 대금으로 분리돼 지급되고, 대금이 제대로 지급됐는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공공기관들은 대금직불시스템 이외에도 하도급 대금 직불을 조건으로 공사를 발주하는 ‘직불 조건부 발주’ 등을 이용하게 된다.
공정우 관계자는 “올해 하도급대금 직불 실적을 확인해 보고, 직불 규모를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발주자가 대금을 직불하려면 하청업체에 대한 원청업체의 대금지급 보증 의무를 면제해줘야 한다. 이에 공정위는 이달 안으로 하도급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대금직불시스템을 활용한 직불’, ‘직불 조건부 발주’도 대금지급 보증 의무 면제 대상에 추가할 예정이다.
